3월19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중국이 예상을 깨고 이강 중국인민은행 부총재를 저우샤오촨 총재의 후임으로 결정한 이유는 미국에게 회유적 제스처를 보내기 위해서라고도 볼 수 있다.
해외 경험이 많은 이들을 일컫는 '바다거북(sea turtle)'에 속하는 이강이 후보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이번 인사는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인민은행 총재에게서 개혁 이상의 것을 원했다. 바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의심이 많은 미국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테크노크라트를 원했던 것.
일부 미국인들은 미국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중국인들을 사실상 국가 첩보원이라고 의심한다. 역설적이게도 중국 정부도 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유학생들에게 귀국해서 조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도록 설득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막상 중국의 관료 체제 자체는 귀국 유학생들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예를 들어 10년 전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는 월가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을 빼내 자국 파생상품시장 발전을 돕도록 했다. 그러나 그들은 국수주의적 트레이닝 캠프를 거친 후 밑바닥 포지션에 배치됐고 결국 대부분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CSRC가 지난 2015년 증시 폭락을 겪을 때 서투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중국 증시는 경제상 그리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반면 중국인민은행은 글로벌 무역과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인민은행의 과거 행보는 해외 시장을 동요하게 만든 현금 부족과 갑작스러운 환율 조정을 초래하기도 했다. 환율 문제는 미국 정부와의 반복되는 긴장을 야기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수년간의 강의 경험이 있는 이강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고 있고, 상냥한 저우 총재가 외국 정부들, 투자자들, 기자들의 호감을 사는 것도 오랜기간 지켜봐 왔다. 부총재 임기 중 얼마간은 국가외환관리국 국장도 겸임하며 외환정책에도 관여했다.
이강은 저우 총재의 금융 개혁 추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레버리지 억제와 도덕적 해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역시 단점은 있다. 한 번도 중국 은행을 운영한 경험이 없고 저우만큼의 정치적 영향력도 부족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승진은 올바른 신호다.
* 본 칼럼은 피트 스위니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칼럼원문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