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상하이, 4월03일 (로이터) - 중국의 공식 지표들은 올해 중국 경제를 장밋빛으로 전망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양조업체, 국수 제조업체, 영화관 체인에 이르는 다양한 중국 대기업들의 실적은 중국 소비자 지출이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 제2의 양조업체인 칭다오 양조회사 600600.SS 는 지난 주 치열한 경쟁과 약한 수요로 순익이 20년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국수 제조업체인 팅이(Tingyi) 0322.HK 의 순익도 1/3 줄어들었다.
중국 최대 영화관 체인인 완다 시네마 라인 002739.SZ 도 작년 매출이 지지부진한 영향에 순익이 1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재작년 50%에 가깝게 순익이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IMAX 차이나 1970.HK 의 순익 또한 줄어들었다.
차이나마켓 리서치그룹의 상하이 지사장인 벤 카벤더는 "성장 여력은 여전히 많다. 그러나 시장에서 경쟁이 극심해져, 대기업도 고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식료품에서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 지출 패턴을 알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소비자들이 소비에 조심스러워지고 좀 더 세련된 취향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혁신에 나서고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더 많은 지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공식 데이터들은 작년 26년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성장한 중국 경제가 은행 대출, 대대적인 정부 인프라 지출 및 민간 투자의 반등에 힘입어 올해 견조한 출발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소비 추세에는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12월 소매 판매는 자동차와 화장품 업종 덕분에 1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1~2월, 소매 판매는 실망스러웠다. (관련기사 소비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한 비중은 65% 가까웠다. 그러나, 임금 성장세는 개선되지 않았고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는 다소 높아졌다.
지난 달 발표된 민간 서베이에서는 2월 서비스 업계의 성장세가 4개월래 저점으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심화로 기업들이 높은 원료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워진 영향이다.
중국의 유명 대기업들의 순익 급감은 소비자 주도 경제로 점진적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한 일면과 내수를 진작하고 민간투자를 촉진해 성장을 이끌어내려는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에서 미국 무역 정책이 전세계에 미칠 영향과 유럽 정치 불확실성 등 올해 글로벌 불확실성도 나타나고 있다.
텔레비전 제조업체 TCL 멀티미디어 1070.HK 의 리둥셩 회장은 "올해 중국과 글로벌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시장 수요도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