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내렸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모든 정책을 동원하겠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대에 진입하지 못하고 1%대 초반 언저리를 머물고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인하 기대 약화 ▲외국인들의 국채 선물 매도 ▲추경용 국채 발행 물량 부담 등으로 금리 하락이 제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오전 3년 만기 국고채는 전일대비 8.2bp 내린 1.017%에 호가됐다. 5년만기 국고채는 5.5bp 하락한 1.213%에 거래됐다. 장기물인 10년만기 국고채는 2.4bp 내린 1.5%에 거래됐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4일 장중 한때 0.998%에 거래된 후 종가 1.029%로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50bp '빅 컷'을 단행하자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정작 한은이 50bp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형민 기자 = 2020.03.16 hyung13@newspim.com |
문홍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이 금리인하를 선반영했고 0.75%로 현실화됐기 때문에 낙폭이 제한된다"며 "당분간 현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당분간은 추가 인하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당장 6개월 이내 금리가 밀고 내려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들도 매도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물에 비해 장기물 스프레드는 확대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2차, 3차를 시사하자 장기 적자국채 발행으로 수급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31원에서 출발해 낙폭을 벌리며 1240원대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 역시 금리인하 효과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금융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달러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한국 및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 예상된다.
이미선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회사채시장이 크게 타격을 받았듯 회사채 뿐 아니라 채권 시장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금리가 추가하락할 여지는 남아있다. 추경이 결정되고 환율이 하향안정 될 경우 10년물은 더 하락할 수 있다. DB투자증권은 3년물은 0.95%, 10년물은 1.25~1.3%까지 갈 것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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