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19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약 5개월 만에 1130원대로 미끄러져 하락압력을 키우고 있다. 단기 바닥으로 인식됐던 1140원대가 하향돌파된 만큼 이후 시장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환율이 박스권을 이탈하게 된 배경으로 시장참가자들은 대내외적으로 달러 매수 압력을 키울 만한 시장 재료들이 부재하다는 점을 꼽았다.
위험자산과 통화들의 반등탄력이 이전보다 훨씬 커진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은 수급상 매수 주체들이 한발 물러선 영향이 크다.
싱가포르 깜짝 완화 및 유가 급락에 따른 달러 매수세는 하루 만에 소진됐다. 이는 다시 말해 역외발 달러 매수가 이전보다 약화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편 외인 배당 역송금에 대한 시장 기대와는 달리 그 영향력은 제한됐고 오히려 외인 자금 유입에 대한 시장 반응이 보다 컸다. 이번달 들어 외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원 넘게 사들이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이제 역외도 매도 쪽으로 돌아섰고 자본 인플로우도 꾸준한 가운데 환율이 하락하지 않는게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금리인상 지연에 따른 미달러 약세 사이클 속에서 무엇보다 자국 통화 약세 유도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한 시장개입과 관련해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이렇다할 동의를 얻지 못했고 한국도 외환시장 투명성을 요구 받았다.
미국 재무부 환율 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대응이 기대되지 않는 가운데 시장참가자들은 매수 압력이 약화된 점을 인식하며 이를 환율 흐름에 반영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환율보고서에 대한 영향에 대해 즉답을 피했지만 "미국 환율보고서가 국내 외환시장참가자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현재 금리수준에 대해선 완화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향후 금리인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라는 입장도 함께 내비쳤다.
금통위 결과에 대한 일방적인 매파 해석을 내릴 순 없지만 하락 쪽으로 무게중심을 실은 환율은 금통위를 소화하면서 롱스탑과 역외 매도를 이끌어냈다.
달러/원 환율이 단기 바닥인 1140원을 이탈한 만큼 시장참가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두고 저울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대내외 롱 재료가 크게 완화된 가운데 형성되는 롱 재료에 대한 시장 반응도 줄어들고 있다. 주된 매수 주체들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숏 타이밍을 고민해야하는 시점이 됐다"면서 "시장 자체적인 매수 수급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대내외 이벤트로 환율이 상승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하락폭이 깊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편집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