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한류바람을 타고 한글이 가진 조형미를 개성있게 표현한 한글 글자체 디자인 출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한글 글자체 디자인 출원 동향을 분석해 7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글 글자체를 디자인 권리로 보호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852건을 출원했고 이 중 584건을 등록했다.
2005년 도입 첫 해에 6건에 불과했던 출원량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며 2011년에는 97건으로 최대 출원량을 기록했다.
한글 글자체 디자인 등록 및 활용 사례 [사진=특허청] |
특허청은 한글 글자체의 개발과 출원의 증가 요인을 기업과 기관·지자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전용 글자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파악했다.
‘폰트는 공짜’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글자체를 사용하는 것에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전환된 것은 물론 개인이 글자체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이 확충된 것 또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광고를 위해 한글을 활용한 사례가 늘고 있는것도 한글 디자인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GS칼텍스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안중근·김구 등 독립운동가들의 필적을 재구성한 ‘독립서체’를 제작 및 보급했다.
CJ제일제당과 하림은 식품의 특성을 손글씨로 표현한 ‘CJ손맛체’와 ‘하림신선체’를 개발해 자사 제품의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과 남산의 이름을 붙인 ‘서울서체’를 개발해 도로 및 지하철역 표지판, 주민센터 현판 등에 사용하고 있다. 제주도는 화산섬과 현무암의 질감을 표현한 ‘제주서체’를 통해 제주 만의 문화적 고유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개인 글자체 디자이너의 경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글자체 개발 비용을 조달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성관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기업은 자신의 정체성 강화와 이미지 통합을 위해, 지자체는 지역 상품 및 관광 컨텐츠 등 지역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한글이 가진 조형적 특징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개성있는 한글 글자체 디자인의 출원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