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사진 왼쪽),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오른쪽) 등 벤처업계 ‘맏형’들이 코스닥 벤처 1세대 기업인 크루셜텍에 투자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크루셜텍이 갑작스런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자 전격적으로 지원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남 회장과 황 회장,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모두 성공한 벤처 1세대 기업인들로 인연이 깊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크루셜텍은 케이클라비스 신기술조합 등을 대상으로 1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했다. 남 회장과 황 회장 등은 케이클라비스 신기술조합을 통해 크루셜텍 CB 인수자금을 11일 납입하기로 했다.
남 회장은 계열사인 다산벤처스를 통해 40억원가량 투자하고, 황 회장은 개인 자금으로 10억원가량을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벤처 1세대 기업인들도 함께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셜텍은 수년 전만 해도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코스닥 주도주로 꼽혔던 정보기술(IT) 기업이다. 한때 시가총액 1조원을 넘보기도 했다. 주력 제품은 모바일 지문인식 모듈이다.
하지만 업황 부진 등의 이유로 실적이 빠르게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796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순손실은 428억원으로 확대됐다. 현재 시총은 70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벤처 1세대 기업인들은 크루셜텍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운용자(GP)인 메타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크루셜텍은 이번에 조달하는 120억원 가운데 80억원을 과거 발행한 CB 상환자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삼성그룹에 대한 납품이 늘고 있어 운영자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케이클라비스 신기술조합의 CB 전환가격은 주당 1073원이다. 1년 후 주식으로 전환하면 1025만1630주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크루셜텍 창업자인 안 대표의 보유 지분은 8.70%(571만9971주)에 불과하다.
“이번 투자는 경영 참여가 아니라 단순투자 목적”이라는 게 남 회장 측 설명이다. 남 회장과 황 회장, 안 대표는 지금도 벤처기업 지원 및 양성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안 대표는 황 회장에 이어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황 회장은 남 회장과 의기투합해 설립한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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