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아이폰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애플이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하드웨어에 무게가 실린 비즈니스 모델을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복안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등 3개 핵심 하드웨어 사업의 성장이 벽에 부딪히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박한 애플의 해법에 주요 외신과 월가는 회의적인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와 영화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사업은 과거 아이폰과 같은 블루오션으로 보기 어렵고, 이미 약 10년 전 별세한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시도했다가 쓴맛을 봤던 사업 아이템이라는 얘기다. 또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브랜드 이미지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 로이터=뉴스핌] 황숙혜 기자 = 뉴스와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애플의 미디어 행사가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렸다. 2019. 03. 25. |
사실 애플은 수 년 전부터 기존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애플 뮤직을 포함한 콘텐츠 판매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애플의 주력 매출원인 아이폰과 맥 컴퓨터,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 사업 부문의 성장 모멘텀이 꺾인 데 따른 대응이었다.
디지털 콘텐츠를 앞세운 서비스 업체 변신의 성패에 애플의 중장기적인 성장의 사활이 걸렸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하지만 전망은 흐리다. 지난 2007년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은 전세계에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창출한 블루오션이었지만 뉴스와 게임, 영화 등 디지털 컨텐츠 사업은 경우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애플이 넷플릭스와 월트 디즈니, 여기에 아마존과 AT&T 등 기존 업체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과격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하드웨어 전문가로 통하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헐리우드와 유리한 딜을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포스트(WP)를 포함한 일부 외신들은 이미 잡스 전 CEO가 시도했다가 이렇다 할 결실을 이루지 못한 콘텐츠 비즈니스로 애플이 아이폰과 흡사한 신화를 이뤄낼 가능성은 낮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장조사 업체 센서 타워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패드와 맥 등 아이폰을 제외한 하드웨어 매출 성장률은 2014년 이후 0%를 밑도는 실정이다.
반면 서비스 부문의 매출 성장이 지난해 4분기 200%를 웃돌았지만 2018 회계연도 총 매출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15%에 그쳤다.
이 밖에 CNN은 서비스 중심의 사업 재편이 과거 장기간 애플이 이뤄온 브랜드 가치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이날 애플의 미디어 행사가 진행된 사이 주가는 장 후반 2%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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