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18일 (로이터)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가 "영국의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붉은 깃발을 든 기수가 자동차의 속도를 규제하도록 한 적기 조례에 정확히 해당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18일 '블록체인 서울 2018'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원 지사 이외에도 스위스, 싱가포르 등 6개국 대표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관한 각국 상황을 소개했다.
원 지사는 "(정부는)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라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기존의 산업과 비즈니스를 대체하고 있는 흐름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라며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는커녕 대응하려는 노력에 대해서 붉은 깃발을 올리는 것이 현재 한국 정부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원 지사는 "국내 시장에서 제기되는 투기와 자본세탁, 범죄악용 등의 문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본질에서 나온 게 아니다"며 "이를 유통하고 시장으로 진출시키는 데에서 나온 정부 규제의 실패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ICO를 전면 금지할 것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정부가 ICO를 금지하고 처벌하겠다고 했지만 후속 입법을 못 하고 있다"며 "이는 규제 대상 자체에는 금지할 만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시장이 앞으로 5년간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언급하며, 블록체인 시장이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한국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이지만 한국이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지난 8월 30일 제주도를 블록체인 허브로 만들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한 바 있다.
원 지사와는 대조적으로 외국 대표들은 대부분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을 홍보하는 데 치중했다.
(박윤아 기자;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