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로이터)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국가들이 올해 말까지 감산을 고수할 것이라고 5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하지만 일부 생산국들은 유가가 높아져 감산에 참여하지 않은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이 너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지난 2016년 11월 사우디라아비아 주도의 OPEC과 러시아 주도의 비OPEC 산유국들은 과잉재고를 줄이고 유가를 부양하기 위해 감산에 합의했다. 감산 합의는 올해 말 만료될 예정이며, 당사국들은 오는 6월22일 정책검토를 위해 회의를 갖는다.
감산 합의 덕에 올해 유가는 배럴당 71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유가 상승은 미국 셰일 오일 증산을 가져왔고, 이는 감산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한 OPEC 소식통은 감산 합의를 언급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내년에 대한 결정은 6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며 "원유 생산과 수요, 감산 이행률이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올해 하반기 수요와 공급 균형을 달성할 것이라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OPEC 관계자 대부분은 "오는 6월 감산 합의와 관련해 상당한 조정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개인적으로 "유가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OPEC 내 비걸프지역 소식통은 "지금부터 6월까지의 유가 수준이 6월 회의에서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65달러 수준이면 현재 감산 합의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유가가 너무 높으면 당사국들이 감산 합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감산 합의 이행률은 전례없는 수준인 138%를 기록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경제 위기로 인해 급감한 탓이다.
또다른 OPEC 소식통은 시장에 원유가 부족해져 6월 감산 합의를 재검토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4명의 중동지역 관계자들은 6월 정례회의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는 6월 어떤 변화가 있으려면, OPEC 종주국 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의해야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러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 당사국들이 올해 뿐 아니라 내년까지 감산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OPEC은 오히려 비OPEC 산유국들과 더 장기적인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이날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바그다드에서 열린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OPEC-비OPEC 산유국 간 아주 장기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역시 "우리는 1년 단위 합의에서 10~20년단위 장기 합의로 넘어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큰 그림에만 합의한 상태이고,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가격이 장기적으로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기를 원한다. 업계 소식통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우디아람코 상장을 앞두고 유가를 부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OPEC 국가들, 특히 이란의 경우 유가가 조금 낮아지기를 원하고 있다. 이달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OPEC은 셰일 증산을 막기 위해 유가 목표를 배럴당 60달러 정도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