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중동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7일 환율은 크게 내리고 채권금리는 상승했다. 미-이란의 대립이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란 시각에 힘이 실리는 한편, 여전히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5.7원 내린 1166.4원 거래를 마쳤다. 중동발 리스크에 3일 9.0원, 6일 5.0원 올랐던 환율이 되돌림 현상을 보인 것이다. 우리나라 10년물 국채금리는 7.9bp(1bp=0.01%포인트) 상승했고 코스피지수는 0.95% 올랐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국방부가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사살하면서 중동발 리스크 오프가 심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만에 금융시장이 위험자산 선호로 돌아서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동 불안이 '스팟성 이슈'에 불과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사나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예멘 사나에서 반군 후티 지자자들이 미군의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2019.01.06. bernard0202@newspim.com |
예상보다 양호한 주요국 지표들도 위험자산 선호에 힘을 실어줬다. 유로존 12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로 예상치를 상회했고, 미국 서비스업 PMI는 52.8로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준(Fed)이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로 769억달러의 단기유동성을 공급했다는 소식 역시 미국 증시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동발 리스크 오프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시장에서 외면받았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주요 경제지표 개선이나 미 연준의 유동성 공급 등이 위험자산 선호로 반영됐다"며 "결국 이란의 보복 시나리오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이런 이슈들이 시장에 먼저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급등했던 환율이 일시적 되돌림 현상을 보인 것일 뿐, 중동 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으로 리스크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이란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렸다. 이란의 보복이 구체화된다면 유가와 달러화가 급등하고 글로벌 교역이 둔화할 수 있다. 키는 이란이 쥐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이슈는 지난해의 사우디 석유시설 드론 폭격과는 격이 다르다"며 "전면전은 어렵지만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국금센터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역사적으로 오래된데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 상방압력이 증대된데다 세계 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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