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렌털기업 코웨이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백만 고객 사업자’ 타이틀을 달았다. 2018년 말 97만6000개였던 렌털 계정이 지난해 말 135만4000개로 40% 가까이 늘었다. 코웨이는 현지 정수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국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였던 렌털기업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미 시장 개척에 성공한 말레이시아를 발판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보폭을 넓히는 추세다.
국내 렌털계정 1500만 시대
22일 렌털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활기기 렌털기업에 가입한 계정은 이미 1500만 개를 넘어섰다. 628만 계정을 보유한 코웨이를 비롯해 LG전자(200만 개), SK매직(185만 개), 쿠쿠(158만 개), 청호나이스(150만 개), 교원 웰스(73만 개), 바디프랜드(69만 개), 현대렌탈케어(38만 개) 등이다.
전반적인 계정 수는 증가했지만 개별기업 상황이 녹록지 않다. 최근 2~3년 사이 교원 웰스, 바디프랜드, 현대렌탈케어 등 시장 후발주자가 공격적으로 나서면서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슬슬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렌털기업들의 신사업 확장 이야기가 꾸준하게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렌털업계들은 글로벌 시장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우선 코웨이가 2007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미국과 태국, 중국, 인도네시아에 나가 있다. 쿠쿠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4개 국가에 진출했다. 청호나이스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렌털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매직은 말레이시아와 일본, 베트남에 주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가 거점
이 중에서도 말레이시아는 국내 렌털업계의 ‘글로벌 요충지’로 꼽힌다. 진출한 지 10년이 넘은 코웨이가 현지에서 렌털 시장 기반을 충분히 닦아둔 영향이 크다. 2013년 719억원에 그쳤던 해당 국가 내 코웨이 매출은 지난해 말 526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 미국 법인 실적(973억원) 등이 겹치면서 코웨이는 지난해 7491억원의 해외 매출을 올렸다.
쿠쿠 역시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만 전체 해외 매출의 90%에 달하는 2560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116% 늘어난 규모다. 2018년 말 해당 국가에 진출한 SK매직은 지난해 전년보다 439.57% 늘어난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경제 성장률이 가파른 데다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높은 국가”라며 “직접 가정에 방문해 정수기를 관리하는 국내식 렌털 서비스에도 긍정적이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렌털 전담인력은 4300명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주목받는 곳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기타 동남아 국가다. 쿠쿠의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83% 성장했다. 베트남도 인기 진출 국가로 꼽힌다. 청호나이스는 2017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후 하노이에 국한돼 있던 판매지역을 지난해 호찌민까지 확장했다. 판매 제품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연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 전반이다.
일부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도 사업을 전개 중이다. 코웨이의 지난해 말 미국 렌털 계정 수는 12만 개를 달성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미국은 실내 카펫을 사용하고, 대형 애완동물을 키우는 환경 때문에 공기청정기 수요가 높다”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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