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트럼프 탄핵’이라는 대내적 변수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가운데, 10월 하순부터 대외적 변수인 ‘브렉시트 결정’과 ‘아르헨티나 대선’ 영향권 하에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대표적 악재가 될 브렉시트 결정과 아르헨티나 대선은 시장에 알려져 있는 변수이지만, 결과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험자산 선호 성향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변수1. 브렉시트, 연기될 가능성 커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시장을 흔들 변수
지난해 11월,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영국 의회가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을 문제 삼아 계속 승인을 거부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안전장치는 EU 탈퇴 이후에도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것이다. 브렉시트로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국경에서 통행, 통관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하드보더 충격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다.
영국과 EU 간 새 합의안이 도출되기 전까지 영국 의회는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잔류할 경우 EU 탈퇴 효과가 반감된다고 거부했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해당 조항 삭제를 요구하며 노딜 브렉시트를 주장해 왔다.
오는 10월 31일, 브렉시트 결정일을 앞두고 EU와 영국은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영국 의회에서 통과를 하지 못함에 따라 10월 말이 다가올수록 브렉시트와 관련된 잡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브렉시트 강행을 위해 의회를 정회(9.10~10.14) 했던 존슨 총리의 조치가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서 사태 압력과 함께 존슨 총리의 리더십은 한 번 더 상처를 입게 됐다.
현 브렉시트 전개 과정을 감안하면 1) 영국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했지만 영국 의회에서 승인되지 못한 점, 2)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도 실패해서 존슨 총리가 EU 집행위원회에 브렉시트를 3개월 추가 연기(2020년 1월 31일까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상황이다.
노딜 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존 브렉시트 결정일인 31일이 다가올수록 브렉시트 우려가 위험자산 성향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
변수2. 아르헨티나 대선이 가져올 신흥국 불안, 생각보다 파장이 클 요인
지난 8월 이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증시와 환율만 놓고 본다면 향후 도래할지 모르는 신흥국 위기의 진원지가 될 소지가 다분해졌다. 메르발 지수는 급락 중이고 페소화 가치는 평가절하 폭이 커짐에 따라 9월 초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화거래를 통제하는 긴급 조치를 발표했다.
아르헨티나의 불안은 지난 8월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좌파 후보(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47.3%의 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하면서, 4년만 다시 좌파 정권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우려한 데서 시작됐다. 이러한 시작이 현시점에서 10월 29일 예정된 아르헨티나 대선을 앞두고 국지적 변수를 넘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확대시킬만한 변수로 격상될 것이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좌파 후보의 지지율이 시장 친화적인 현 마크리 대통령을 앞서 나갈 경우, 아르헨티나에 대한 경제 위기론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돼 위험자산 선호 성향을 낮출 전망이다. 실제적으로 8월에는 S&P가 아르헨티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5단계 낮은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총 570억 달러 규모의 IMF 구제금융에 합의했다. 현재까지 440억 달러가 지급됐고 상환기간은 2021년부터 시작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에 채무 만기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당선 가능성이 높은 페르난데스 후보는 경제정책에 대해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어 IMF가 요구하고 있는 긴축정책을 되돌려 놓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아르헨티나는 경제개혁 실패로 경기하강, 물가 상승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해 있다. 현 마크리 대통령의 긴축 기조 정책은 표심 이탈로 나타나며 좌파 후보에 대한 선호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페르난데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 IMF와의 재협상 가이던스 등 정책방향에 대한 세부내역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아르헨티나 금융 발작이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는 일부 취약 신흥국(남아공, 터키 등)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위험회피 성향을 키울 수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 발표 전까지는 아르헨티나 CDS 추이를 살펴보며 신흥국 전이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필수소비재, 고배당 종목 중심으로 대응해야 하는 국면
향후 미국 증시는 대내적으로 트럼프 탄핵이라는 정치적 화두가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고, 대외적으로는 10월 말 브렉시트 결정을 앞둔 유럽, 대선을 앞두고 있는 아르헨티나로 대변되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악재로서 투자환경을 불편하게 할 것이다. 인버스 전략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하는 이유이다.
만약 미국 증시 내 섹터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고 한다면 현 미국 경기 사이클을 감안해 올해 4/4분기까지는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하는 국면이다. 올해는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호황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어 경기 방어적 색깔을 띠는 섹터 선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S&P 500 섹터를 대표하는 ETF로 유입되는 자금 동향을 살펴보면 필수소비재, 통신서비스, 유틸리티와 같은 경기 방어적 섹터 위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찾는 또 다른 대안으로 고배당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고배당 종목은 국채금리 급락과 배당수익률 간 괴리가 확대될 때 선호되는 경향이 크다. 향후 미국 증시는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돼, 고배당 종목은 배당 수익을 바탕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다. 고배당 종목 중 최근 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배당 매력이 높은 AT&T,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 IBM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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