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은 올해 들어 거의 매일 순매도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증시가 급등하였기에 대규모 순매도가 나온 것이 자산 배분 비율을 맞추기 위한 과정이라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만, 약세장이 있었던 2022년 이후 수급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연기금 수급은 결국 연기금의 대장인 국민연금 수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천조 원에 육박하는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현황을 뜯어보고 추정하면서 연기금 수급이 어떻게 전개될지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오랜만에 말이죠.
2020년 연초 이후 연기금 순매도 규모 : 33조 원
(※ 연기금이라 쓰고 국민연금이라 읽는다!)
2020년 동학개미 운동 속에 증시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연기금 수급은 대규모 매도세로 돌변하였습니다. 당시 증시 토크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고 분석을 해드렸었지요. 연기금의 대장인 국민연금의 중기 자산 배분 전략 관점에서 당시 증시 급등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초과한 상태였고, 여기에 단계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가 낮아지던 상황이었기에 더욱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증시가 급락하여 국내 주식 비중이 작아진 2022년부터는 매도세가 매수세로 전환되었어야 할 터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저, 2020~2021년처럼 폭탄 매물을 던지지 않았다는데 위안을 삼아야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국내 주식을 매수하기보다는 꾸준히 소액으로 매도하다 보니 국내 증시에서의 존재감이 사라져 갔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 비중이 국민연금이 목표로 했던 수준에 있었어야겠지만, 아니었습니다. 목표치보다도 너무 부족한 수준으로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2023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 15.9%였지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는 2010년대 후반 이후 단계적으로 축소되어 오고 있습니다. 2017년 20% 수준이었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매년 단계적으로 낮추면서 2023년 말 기준으로 15.9%를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2024년 말에는 국내 주식 비중을 15.4%로 낮추는 것을 자산 배분 전략 목표치로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2년에는 14.1%로 당시 목표치 16.3%보다도 현격히 낮았고 2023년 10월 말에는 13.2%로 작년 말 목표치 15.9%보다도 낮은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증시 반등을 감안하더라도 2023년 연말 국내 주식 비중은 14% 전후가 아니었을까 추정됩니다.
즉, 목표로 설정했던 자산 배분 비율보다도 국내 주식을 크게 줄인 것이지요. 950조 원대에 이르는 국민연금 기금을 고려한다면 1%P는 9조 원이 넘는 큰 자금입니다. 아무리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추어 가는 과정이고 전략적/전술적 자산 배분 비율 허용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2년 연속 제법 큰 괴리를 보이면서 은근한 순매도를 이어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을 실망스럽게 하는 대목입니다.
[ 단위 : 조원/ 분석 : lovefund이성수 ]
위의 표는 코스피 종합지수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 대비 초과/부족분을 필자가 추정해 본 자료입니다. 국내 주신 비중 목표치는 2024년 연말 기준인 15.4%로 잡았습니다.
주가지수 2,400p일 때는 19조 2천억 원 부족한 상태이고, 주가지수 2,800p가 되어도 8조 2천여억 원 부족한 상황입니다. 코스피 3,200p 정도 되었을 때 2조 9천여억 원 초과하긴 합니다.
그런데 이 분석 자료를 토대로 현재 지수 기준(2,400~2,500p 영역) 에서의 연기금의 매매를 추정하여 보면, 지금처럼 매도하기보다는 살짝 순매수를 보여야 합니다.
연기금 수급 :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라지만
국민연금 기금 운용 본부의 성과는 괜찮다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필부로서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비율 자체를 논하는 것은 조심스럽긴 합니다.
다만, 공룡보다도 큰 자금이기에 그로 인해 만들어지고 있는 국내 증시 부담 그리고 그로 인한 국내 주식의 상대적 약세에 따른 투자 판단이 연기금 내에 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즉, 내가 주식을 팔고는 “어? 주가가 빠지네? 실망인걸? 조심해야지! 더 팔아!” 이런 모습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어쩌면, 목표치와의 괴리가 큰 것은 장기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 하향을 몇 해 미리 보고, 대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조심스럽게 희망해 봅니다.
너무 오래 연기금 수급을 증시 토크에서 다루지 않아서, 오랜만에 꺼내 보았습니다. 예전엔 든든한 언덕이었던 연기금 수급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2024년 1월 22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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