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데이터 전송 속도를 향상시키고 전력 소모를 줄인 DDR5 D램(사진)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DDR5는 지난 7월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이 공개한 차세대 D램의 표준 규격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서버용 초고속·고용량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6일 "세계 최초로 DDR5 D램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11월 16Gb(기가비트) DDR5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인텔 등 주요 파트너사들에게 시제품을 제공, 다양한 테스트와 동작 검증, 호환성 검증 등을 모두 완료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DDR5 시장이 활성화되면 언제든지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 D램은 전송 속도가 4800~5600Mbps다. 5600Mbps는 FHD(Full-HD)급 영화(5GB) 약 9편을 1초에 전달할 수 있는 속도다.이전 세대인 DDR4(3200Mbps)보다 최대 1.8배 빨라졌다. 동작 전압은 1.2V에서1.1V로 낮아져 소비 전력을 20% 줄일 수 있다.
칩에 오류정정회로(ECC)를 내장해 미세한 오류까지 스스로 보정할 수 있게 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의 DDR5를 채용하는 시스템의 신뢰성은 약 20배 향상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TSV기술이 더해지면 256GB(기가바이트)의 고용량 모듈 구현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력 소비를 낮추고 신뢰성을 대폭 개선한 '친환경 DDR5'"라며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운영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선 DDR5 D램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려면 2~3년 정도 걸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DDR5 규격의 D램이 나와도 이를 지원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인보드 등의 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DDR5의 수요가 2021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2022년엔 전체 D램 시장의 10%, 2024년엔 43%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KS:005930) 역시 DDR5 D램 제품을 개발 중이다. 첫 제품 출시 시기는 내년, DDR5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자리잡는 시기는 2022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020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전화 실적설명회)에서 "DDR5 CPU는 2022년까지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3년부터 2024년 상반기에 DDR4와 DDR5 D램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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