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핑크퐁' 등 유아용 콘텐츠들이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해다. 증시에서도 키즈주(株)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다. 올해 키즈주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와 실적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에서 키즈주로 분류되는 종목 중 삼성출판사가 올해 130.18% 올라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출판사는 아기상어로 알려진 '핑크퐁'의 제작사인 비상장사 스마트스터디의 2대 주주(지분율 22.3%)다.
이어 핑크퐁 제품을 생산한 유아용 신발 제작 업체 토박스코리아(올해 상승률 58.01%) 애니메이션 ‘신바아파트’ 관련 제품의 판권을 보유한 오로라(53.21%) 의류용품 생산업체 제로투세븐(24.2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모두 핵심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출판사의 경우 아기상어의 세계적 흥행에도 아직까지는 실적개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20.0% 쪼그라든 12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내년부터 아기상어가 방영되는 게 확정되면서 내년부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자회사 스마트스터디는 지난 6월 미국의 유아용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니켈로디언과 공동제작 및 글로벌 배급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스터디의 실적개선 효과는 연결로 삼성출판사 재무제표에 잡히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로라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작년보다 70.2% 늘어난 223억원이다. 최재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애니메이션 지적재산권(IP)를 바탕으로 국·내외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성장 여력은 높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8배 수준으로 저평가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제로투세븐도 실적개선세가 뚜렷하다. 영·유아용 화장품 '궁중비책'의 높은 인기덕에 올해 1분기에 6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김오영 씨가 이 회사 지분 6.56%를 보유하고 있어 이 지분을 증여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키즈 관련 종목의 주가는 재료가 부각될 때마다 급등했다가 큰 폭의 조정을 받는 흐름이 지속됐다”며 “내년부터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라 뚜렷한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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