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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서 亞기업으로…비대면이 부른 석유화학산업 패권 이동

입력: 2020- 10- 08- 오전 12:15
© Reuters.  북미서 亞기업으로…비대면이 부른 석유화학산업 패권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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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과 관련된 연료유 수요는 석유화학 수요로 이전·통합되고 있다. 저유가·저금리와 각국 정부의 부양책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가 언택트(비대면) 환경과 결합되면서다. 해외여행 대신 가전제품을 사고, 집을 리모델링하고, 온라인 쇼핑을 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이를 증명한다. 신재생에너지 자동차의 침투율 증가 역시 연료유 수요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연료유 수요 감소는 구조적으로 유가 약세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저유가로 인한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 감소와 천연가스 발전 증가는 천연가스의 구조적 강세 요인이다. 지난 10년간 천연가스와 유가의 상대 가격이 바뀌면서 북미 에탄분해공정(ECC)의 경쟁력은 쇠퇴해갈 것이다.

언택트를 피할 수 없다면, 누가 관련된 화학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가전제품 원료인 고부가합성수지(ABS)는 북미 생산 비중이 5%에 불과하지만, 아시아는 81%다. 마스크와 관련된 폴리프로필렌(PP)은 북미 비중이 10%지만, 아시아는 54%다. 손 세정제와 관련된 아세톤의 미국 비중은 18%지만, 아시아는 53%다.

언택트와 관련된 화학 제품 중 북미 생산 비중은 대부분 10%대에 불과하며, 아시아는 대부분 50%를 넘는다. 전기차 수요가 폭발한다면 이에 사용되는 ABS, 폴리카보네이트(PC), 합성고무(SBR), 폴리에스테르(PET) 타이어코드는 누가 만드나. 아시아 업체들이 이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에틸렌 체인에 국한된 북미 ECC가 아시아 업체 대비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향후 펼쳐지는 것이다.

올해 2분기 실적은 이런 경쟁력 변화를 암시한다. 미국의 대형 석유화학사인 다우케미칼과 라이온델바젤사의 영업이익률은 5%에 불과했지만, 한국 LG화학의 영업이익률은 10%를 넘었다.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이 향후 경쟁우위가 될 것이다.

실제 최근 나프타분해공정(NCC)의 생산 제품 마진이 과거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고기능성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의 중간 원료인 비스페놀A(BPA) 마진은 중국 BPA 가동률이 2년래 최대치인 97%에 육박하면서 연중 최대치는 물론이고 6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폴리올레핀(PO)은 중국 가동률이 83% 수준을 기록하며 1년 반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고, 가격 또한 급등세를 시현하며 연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 건설경기 회복에 따라 폴리염화비닐(PVC) 마진은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부타디엔(BD)마진 또한 전방 ABS, SBR 등의 수요 개선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 중이며 에틸렌과 프로필렌 마진 역시 연중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위생장갑 재료로 쓰이는 NB라텍스(NB Latex) 마진은 위생용품 수요 급증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높은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요로 제품가격 상승과 마진 확대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언택트가 가져올 원가 우위의 변화와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은 단순히 NCC냐 ECC냐의 지엽적인 논쟁을 넘어선다. 납사를 통해 다양한 다운스트림을 보유할 수 있는 아시아 모든 업체가 좋을지, 에틸렌 체인에 국한된 북미업체가 좋을지에 대한 이슈다. 즉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 아시아냐, 북미냐의 이슈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석유화학 투자자가 북미를 선택했다면, 앞으로는 아시아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js.yoon@hana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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