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를 감춰라」저자, 윌리엄 에이머먼(William Ammerman) 아마존의 인공 지능 스피커. 이 작은 기계는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 (Photo by Reet Talreja on Unsplash)
올해 초,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전시회인 CES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1967년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올해 CES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요. 이 글을 보실 여러분이라면 잘 아시다시피, 사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미 10여 년 동안 화두였죠.
하지만 기업들이 앞다퉈 사활을 걸게 된 결정적 계기는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이었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 세계를 휩쓴 팬데믹은 국가 간 이동은 물론이고 집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망설이게 만들었죠.
결국 거의 모든 일상이 ‘비대면’을 기반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위드 코로나’라는 우울한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 전망되는 지금. 저와 여러분 같은 마케팅 담당자들은 어떠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야 할까요?
한 가지 흥미로운 경험을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의 이웃집에는 두 사람 모두 최신 기술을 다루는 기업에서 일하는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한번은 저녁 식사를 겸한 수영장 파티에 초대를 받아 그 집에 방문했습니다.
긴 의자에 늘어지듯 앉아 여유롭게 음료를 마시고 있는데 부부의 네 살짜리 아들이 나의 팔을 잡아당겼습니다. 주방에 있는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면서요. 아이는 그곳에서 자랑스럽게 알렉사(아마존의 인공 지능 플랫폼)를 소개하고는 알렉사를 향해 단호하게 명령했습니다.
“알렉사, 〈스타워즈〉음악 틀어줘.”
알렉사는 충실하게 스타워즈의 메인 테마를 들려주었죠. 꼬마 주인은 15초 이상 그 음악을 들을 인내심은 없었는지 또 다른 주문을 던졌습니다.
“알렉사, 이번에는 〈니모를 찾아서〉 음악 들려줘.”
아이의 명령에 따라 음악이 계속 이어졌고 아이는 신이 나서 환하게 웃었습니다. 잠시 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이는 사랑에 흠뻑 빠진 목소리로 알렉사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알렉사, 사랑해.”
순간 잘못 들은 건 아닌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기계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어떻게 그토록 강한 정서적 반응을 끌어낸 것일까요?
저는 그날 저녁 내내 기계를 대할 때 진실한 감정, 심지어는 사랑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깨달음에 사로잡혔습니다. 우리는 이 야무진 목소리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될 운명일까요? 영화 〈그녀〉의 주인공처럼 AI와 사랑에 빠지게 될까요?
이 이야기가 실증적으로 보여주듯 사랑이나 미움 같은 다양한 감정이 AI와의 관계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기계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의인화되었고, 말투나 추론 등 인간을 닮은 특성이 부여되면서 우리와 기계와의 정서적 연결은 분명 증가할 것입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지갑을 열려는 기업,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 사이에서는 장대한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전쟁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결국 소비자의 승리로 끝나는가 싶었습니다. 텔레마케팅 전화는 스팸으로 분류되어 연결되기도 전에 무시당하고, 막대한 비용과 기획 아이디어를 쏟아부은 광고 영상은 건너뛰기 버튼 클릭 한 번으로 무력화되기 일쑤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황이 급격하게 뒤집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미래 예측을 위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AI의 결합 때문이죠.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AI의 결합은 마케팅의 공식을 새롭게 쓸 것입니다. 이쯤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실 여러분은 이러한 질문을 하실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AI가 가진 설득력을 나에게 유리하도록 활용할 수 있을까?’라고요.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이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브랜드’가 되어 소비자에게 은밀하게 접근해 스며들어 마케팅하라.
다음 시간에는 보이지 않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4가지 기본 조건, 즉 ‘개인화된 정보’, ‘설득의 과학’, ‘빅데이터를 갖춘 알고리즘’, ‘자연어 처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윌리엄 에이머먼(William Ammerman)
레거시 미디어를 통한 전통적 광고에서 AI가 주도하는 초개인화된 실시간 지능형 광고로 급격하게 변하는 속에서도 늘 새로운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아온 최고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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