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서민의 재산증식 취지로 설계된 만능통장 'ISA'계좌가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충남 서산·태안)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3년간 ISA 계좌 가입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약 3년간 20세 미만이 ISA 계좌에 가입한 건수가 1만7071건, 금액은 150억원에 달했다. 도입 취지와는 달리 ‘금수저 미성년자’들에게 부를 대물림 해주기 위한 용도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성 의원의 설명이다.
2016년 6월부터 도입된 ISA 계좌(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ndividual Savings Account)는 자신이 가입한 예·적금과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들을 한 계좌에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ISA 계좌는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국민의 자산관리를 돕고 세제 혜택으로 노후준비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따라서 ISA계좌에 가입한 사람은 계좌 내에서 발생하는 순수익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세제 혜택이 있는 만큼 가입 요건이 까다롭다. 직전년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 사업소득자, 농어민이 가입할 수 있다. 계좌를 개설할 때 신분과 소득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난 3년간 은행별 20세 미만 ISA가입 총 계좌 수 및 가입금액을 살펴보면, 2000건 이상 가입한 은행의 경우 ▲신한은행 3405건(12억8118만원) ▲하나은행 2466건(19억2908만원) ▲우리은행 2380건(26억8460만원) ▲기업은행 2340건(8억4507만원) ▲국민은행 2229건(33억8464만원)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4세, 5세 어린이가 각각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에 2000만원씩 넣고 가입한 사례도 있었다.
성일종 의원은 “ISA에 가입한 미성년자들은 대개 사업소득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성년자가 부동산 임대업 등 사업소득자인 경우가 있는데 이들의 부모가 상속세 등을 탈루할 목적으로 가입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세제 혜택을 통해 국민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도입된 ISA가 미성년자들에게 무분별하게 개설돼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만큼, 제도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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