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에서 하락을 멈추자 일부 투자자들이 유가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로 관련 종목을 매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와 같은 저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론을 내비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8일 0.15% 오른 6만9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쇼크’ 수준의 1분기 손실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횡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이후 에쓰오일 주식 6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에도 같은 기간 838억원의 개인 순매수세가 몰렸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엑슨모빌, 셰브런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주식도 사들이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최근 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투자자들은 이를 유가가 바닥에 도달한 신호로 받아들였다.
개인투자자가 정유주를 사는 것은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에 괴리율 급등을 이유로 잇달아 거래정지 조치를 내리자 개인투자자들이 그 대안으로 유가와 비슷한 실적 흐름을 보이는 에너지 기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990년대 중후반과 같은 초장기 저유가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1990년대 중후반 배럴당 26.5달러의 저유가가 7년이나 이어졌다”며 “이 기간에 셰브런은 3개 분기 적자를 기록할 만큼 실적이 나빴다”고 말했다. 저유가가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기업 실적 역시 오랜 기간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다. 손 연구원은 “지금의 원유 과잉 공급이 해소되려면 최소 2024년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만큼 수요 감소에 따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25달러 선에서 ‘L자형’ 횡보를 오랜 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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