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6일 (로이터) - 금값이 3년여 만의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하며 10개월간의 상승분을 내놓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로 금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더욱 악화된 상황.
달러 강세와 채권 수익률 상승, 금융시장 전망에 대한 낙관론 확대가 금을 휘청이게 만들었고, 시장 하락시 항상 구원자 역할을 해왔던 인도와 중국의 금 매입이 현금 규제와 수입 제한으로 발목잡혔다.
◆ 美 금리
트레이더들은 오는 14일 연준 회의에서 10년래 두 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금에는 보통 부정적인 요소다.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가 승리하면 시장 혼란이 초래되고 성장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오히려 트럼프의 당선 이후 금리 인상 전망은 강화되었다.
줄리어스베어의 애널리스트 카스텐 멘크는 "시장이 트럼프의 공약 중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성장 강화와 연준의 보다 빠른 금리 인상, 달러 강세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물론 금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정책 정상화 가능성은 지난해 금값의 10% 하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 올해들어 트레이더들이 꾸준한 인상 속도에 대한 베팅을 축소하면서 금값도 회복됐지만, 연준이 이달의 금리 인상이 꾸준한 인상의 시작임을 신호할 경우 금값은 더 하락할 수 있다.
◆ 채권 수익률
트럼프 승리 이후 인프라 지출에 대한 그의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것이라는 베팅이 커지면서 유통중인 채권 가치를 끌어내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 시모나 감바리니는 "금은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 자산인데,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때 금 보유의 기회비용도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 달러 강세
달러로 표시되는 자산인 금은 달러값 상승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달 달러가 13년반래 최고치로 상승한 것은 금값 급락의 주요 요인이었다.
금은 달러와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리스크 회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과 달러로 몰리면서 동반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리스크 회피가 아니다.
◆ 리스크 수요
금융시장의 폭넓은 변동성에 대한 금의 반응도 보다 조용해졌다. 리만브라더스 붕괴 이후 3년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었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루머가 있던 2011년에도 랠리를 보였었다.
그러나 올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지지는 거의 받지 못했다.
코메르츠뱅크의 애널리스트 카스텐 프리츠는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몇 년간 이런 변동성에 길들여졌다"면서 "리스크 이벤트가 계속해서 일어날 때, 시간이 가면서 그 중요성에 대한 인지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를 피로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 실수요
시장 하락시 가격에 민감한 실물 매수자들이 금을 지지해주기도 한다. 아시아 소비자들은 2010년 이후 세계 금 장신구 소비의 79%를 차지했는데,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가 최대 소비국이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과 인도 모두 금 소비 제한에 직면해있다. 인도에서는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 통용이 금지된 뒤 발생한 현금난으로 결혼시즌에 금 매수가 크게 줄었다.
중국의 트레이더들은 위안화값이 8년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뒤 당국이 위안의 유출을 줄이기 위해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 다니엘 스미스는 "많은 아시아 주요국들의 금에 대한 잠재적 실수요는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이 과거와 같이 금값을 지지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원문기사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