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뉴스1
한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집계치가 나온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국이 한국과 비교해 2분기에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만큼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한 미국, 중국, 독일 등 주요국 16개국 가운데 한국의 3분기 성장률(1.9%)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3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8.2%를 기록해 집계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스페인(16.7%), 이탈리아(16.1%) 포르투갈(13.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독일(8.2%)과 미국(7.4%)도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인도네시아(3.1%), 중국(2.7%), 한국(1.9%) 등 아시아국가들은 1~3%대 성장률을 보였다.
올 3분기 유럽과 북미 국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올 2분기에 프랑스(-13.7%) 스페인(-17.8%) 이탈리아(-13%) 포르투갈(-13.9%) 등은 코로나19 사태로 봉쇄조치를 취하면서 -1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3분기 봉쇄조치가 해제된 데다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반면 3분기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11.7%)과 한국(-3.2%)은 2분기에 방역 조치가 성과를 거두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경제 성적표를 내놨다.
정부가 해외 성장률 지표를 입맛에 맞게 쓰면서 한국 경제를 포장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올 2분기 한국의 성장률이 -3.2%로 큰폭의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OECD 회원국의 성장률이 더 나쁘다면서 "우리 경제는 기적같이 선방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3분기 성장률의 경우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해외 성장률과의 비교를 생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3분기 성장률에 대해 "우리 경제가 1·2분기 동안의 급격한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 확연한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발언으로 경제에 대해 낙관적 인식을 강조해 경제주체의 심리를 북돋으려는 일환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지나친 낙관적 인식이 경제주체의 합리적 소비·투자 결정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한일 정상-바이든 통화 둘러싼 '황당한 순서' 논란
식량 안보도 다음 정부로…직접 정한 목표 바꾼 문 대통령
美中日 통화 압도한 원화 가치…"코로나 방역 효과" [김익환...
"맘카페, 문재인·조국 잘생겨서 지지"…서민 발언 논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