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로봇은 말 그대로 사람을 모방한 로봇이다. 사람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진 만큼 작업자의 업무공간에 투입돼 사람이 사용하던 도구를 그대로 쓰는 등 비슷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로봇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이다. 올해 열린 'CES 2025' 주제는 'AI'였고 특히 로봇이나 자동차와 결합한 형태가 주목을 받았다. 과거엔 높은 비용과 기술부족 등으로 현장 투입이 어려웠지만 현재는 관련기술이 고도화되며 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로봇은 사람이 입력한 작업만 수행했다. 산업용로봇과 협동로봇 모두 정해진 값과 지정한 명령만을 수행할 뿐 스스로 판단할 수가 없었다.
최근엔 AI가 더해지며 입력하지 않은 상황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게 됐다. 비전센서를 통해 입력된 이미지를 AI가 분석, 해당 공정의 결과물이 정상인지를 판단하는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는 가공이나 용접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판단하게 되고, 그 이전 설계 단계에서도 AI를 통한 시뮬레이션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자동차 공장에서 휴머노이드로봇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생산시설은 '프레스–차체(용접)–도장–의장'으로 이어지는 4단계 구성이다. 이 중 의장 공정은 복잡성이 높고 동작의 유연성과 정밀성이 필요해 기존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기가 어렵다.
이 공정은 작업자가 상체 관절 반복 사용 작업이 많은데 휴머노이드로봇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작업자들의 근력을 보조하고 부상을 막기 위해 웨어러블로봇을 투입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제조사 등에 대한 투자, 로봇 자체·공동 개발, 자동차 공장에 실증 투입 등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자동차 공장에 실증 투입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2020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최근엔 업그레이드 된 휴머노이드로봇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토요타와 협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테슬라도 '테슬라봇'을 개발했고 BMW와 중국의 니오 등은 생산현장에 직접 투입, 실증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더욱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것. 하지만 로봇업계에서는 인력 감축보다 인구감소가 더 빠를 수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로봇의 성능이 아직은 초보 작업자 수준이어서 숙련된 사람을 대체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각종 제어기 성능이 좋아지고, AI가 고도화되면 활용 가능성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머노이드로봇을 도입했을 때 인간 작업자가 안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며 "정부는 휴머노이드로봇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한 만큼 관련업계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 검증이 필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