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은 수년전부터 IPO(기업공개)를 추진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속되는 대외 환경 불안에 장기 과제로 남게 됐다.
24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해외 일부 대형 플랜트 사업장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지난해 1조2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손실은 지난 22일 현대건설이 공시한 2024년 연결기준 경영실적에 반영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13조633억원) 대비 13%(1조6971억원) 증가한 14조7604억원을 달성했지만 1조24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2023년 2552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때와 상반된 결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2조원 규모의 세르비아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하고 미국 텍사스 힐스보로 태양광발전소 사업권을 인수하는 등 해외 사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해외 일부 사업장에서 공사원가 상승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실적에 발목이 잡혔다.
손실이 발생한 사업장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사업장 등이다.
지난해 수주는 14조9910억원에서 12조20억원으로 2조9890억원 감소했고 수주 잔액도 30조9082억원에서 28조1499억원으로 2조7583억원(-8.9%) 줄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14조201억원, 수주 13조1650억원, 영업이익 6331억원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대차그룹의 대표 재무통으로 알려진 주 사장이 경영권을 맡은 데는 위기 대응을 위한 안정 경영의 의도가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를 통해 주 사장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주 사장의 부임 후 첫 실적 공시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드러나며 IPO도 서두르지 않게 될 전망이다.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금 확보가 IPO 목적에 포함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현재로선 실적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주 사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엄중한 시기인 만큼 긴장을 유지하되 조금씩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소임을 다해 달라"며 "임직원의 믿음이 확신으로 바뀔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