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지난 2022년 10월14일(현지시간) 타이페이 세계 무역 센터에서 열린 이노텍 엑스포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의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내달 초로 예정됐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미국 공장 완공식이 취소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반도체 공장 건설 등과 관련한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1공장(P1) 완공식 초청 인사에게 행사 취소 통보를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이번 결정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반도체 공장 건설 등과 관련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관계있는 것 같다며, 그가 내년 1월 20일 공식 취임한 이후 정책 윤곽이 드러나고 나서 피닉스 공장의 완공식을 개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피닉스 공장 채용 과정에서 아시아계 직원을 선호해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현직 직원들의 집단소송 영향 등도 관계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TSMC 측은 미국 P1공장의 완공식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대만언론은 TSMC가 내달 6일 열릴 예정인 미국 P1공장의 완공식 초청장을 지난달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완공식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 케이티 홉스 주지사, 팀 쿡 애플 (NASDAQ:AAPL)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NASDAQ:NVDA) 창업자 겸 CEO, 리사 수 AMD CEO, 장중머우 TSMC 창업자, 웨이저자 TSMC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TSMC는 내달 초 애리조나 피닉스의 21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P1공장 완공식을 거행한 후 TSMC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을 채택한 12인치(305㎜) 웨이퍼의 정식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양산 예상 시점은 내년 1분기였다.
특히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에 따라 지난 4월 TSMC에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2천억원)와 저리 대출 50억달러(약 6조9천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줄곧 해당 법을 두고 “정말 나쁘다”며 반도체에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함과 동시에 외국 기업이 미국에 와 반도체 공장을 공짜로 설립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보조금 축소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미 IT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대만 반도체 산업과 반도체법 등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이전 입장을 고려할 때, TSMC의 완공식 연기는 신중함을 반영한다(reflects caution)”며 “TSMC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다 엄격한 접근 방식으로 인해 보조금과 대출 보증 감소로 미국 내 운영에 대한 압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