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FOMC에서는 경기나 물가 전망에 대한 큰 변화도 없었고, 향후 데이터에 따라 금리가 결정될 것이라는 기본의 입장을 고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화두는 금리 결정보다는 트럼프 당선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얼마 만큼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것이었다"며 "파월 의장은 트럼프의 사퇴 요구 시 응할 생각이 없다며 독립성을 강조했지만, 트럼프 2 기가 본격 출범하는 내년부터는 매번 FOMC 때 정치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트럼프 트레이드' 차주부터 일단락 전망
이번 FOMC에서는 미국 대선이라는 올해 최대 이벤트가 트럼프의 당선으로 귀결된 가운데, 이 같은 대선 결과가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요 화두였다.
일례로, 지난 9월 FOMC 50bp 인하를 두고 트럼프는 이를 정치적인 행위,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하면서, 대통령에게도 금리 결정에 발언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가 사퇴 요구를 할 시 그만두지 않을 것이며, 연준 의장을 해고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하는 등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추구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파월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지적했듯이,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윤곽이 드러나서 인플레이션 등 실제 데이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내년 하반기부터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현상이나 특정 이벤트를 선반영하려는 주식시장의 습성을 고려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트럼프와 연준의 관계를 둘러싼 노이즈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한 연구원은 "11월 FOMC는 약간의 고민만 남겼을 뿐,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며 "FOMC 불확실성, 경기 데이터 호조 등을 반영해가면서 4.5%대 진입이 임박했던 10년물 금리도 상기 재료들을 소화하면서 급등세가 진정된 상태"라고 파악했다.
또 트럼프 당선 이후 심화되고 있던 트럼프 트레이드(미국 증시 강세, 한국 증시 약세, 달러 강세, 금리 상승 등)도 차주부터는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 코스피 하방 경직성 확보..유틸리티, 조선, 증권, 화장품 관심
이는 코스피, 코스닥 등 국내 증시의 분위기 호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일단 연초 이후 미국 등 여타 증시 대비 소외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채 국내 투자자들의 자신감 상실만 유발해오고 있으며, 현재 진행형인 상태"라며 "하지만 미국 대선과 FOMC라는 대형 이벤트가 종료됐다는 점, 국내 고유의 악재(금투세, 이익 전망 하향)도 주가에 기반영 해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감안 시 본격적인 추세 반전은 조기에 기대하기 어려워도 다른 나라 증시와 부분적인 키맞추기가 가능할 전망이다. 달러/원 환율의 레벨이 상승하긴 했지만, 달러 관점에서 코스피는 2022년 가을 외국인의 순매수가 시작됐던 때와 유사한 저평가 국면에 돌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 역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AI, 바이오, 방산, 금융 등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업종 혹은 대선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을 할 수 있는 업종에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적절하다"며 "동시에 단기적인 대응 관점에서는 실망감이 더 컸던 이번 3분기 실적시즌을 치르는 와중에도, 이익 모멘텀이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유틸리티, 조선, 증권, 화장품과 같은 업종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