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는 K-밸류업지수 구성종목 100개(유가증권시장 67개·코스닥 33개)를 확정했다. ▲시장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당기순이익)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시장평가(PBR·주가순자산비율) ▲자본효율성(ROE·자기자본이익률)에 대해 5단계 스크리닝을 거쳐 구성종목을 선별했다.
5가지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최근 2년간 ROE가 우수한 기업 순으로 선정했다. K-밸류업 지수의 주요 지표는 PBR 2.6배, PER 18.4배, ROE 15.6%, 배당성향 23.9%, 배당수익률 2.2%다.
류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풍산과 풍산홀딩스는 밸류업 지수 종목에 선정되지 못했다. 풍산은 구리·동합금 압연·압출·연신제품 제조업을 영위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든 탄약류를 생산할 수 있는 단조기술을 가진 방산기업이다. 풍산의 최대주주인 풍산홀딩스는 풍산특수금속, 풍산메탈서비스 등 비상장사 5곳을 거느리고 있다.
풍산·풍산홀딩스는 자본효율성 부문에서 상위 100개 기업에 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밸류업지수 대비 풍산은 10.16%, 풍산홀딩스는 11.2% 낮은 ROE를 기록했다. 지난해 결산 기준 풍산은 ▲PBR 0.54 ▲PER 7.02 ▲ROE 5.44% ▲배당성향 21% ▲배당수익률 3.1%다. 풍산홀딩스는 ▲PBR 0.34 ▲PER 4.46 ▲ROE 4.40% ▲배당성향 15.8% ▲배당수익률 3.8%을 기록했다.
ROE가 낮다는 것은 자기자본에 비해 영업활동이 효율적이지 못해 수익 창출이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풍산홀딩스의 자산총액 중 11.7%를 차지하는 풍산특수금(주)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2.7% 감소했다.
주주환원 정책이 미흡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밸류업 지수 대비 배당수익률은 높았으나 배당성향은 풍산·풍산홀딩스 모두 23.9%를 밑돌았다. 풍산의 지난해 주당배당금과 EPS(주당순이익)는 각각 1200원과 5582원이다. 풍산홀딩스는 1400원, 5595원이었다. 밸류업 조기 공시가 특례요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밸류업 계획 발표가 없었던 것도 아쉽다는 평가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승가도에 올라선 방산종목 사이에서 풍산의 매출·영업이익·주가 '3박자' 모두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ROE 7.5%), 한국항공우주(ROE 16.4%), LIG넥스원(ROE 17.0%)은 밸류업 지수 산업재 섹터 구성 종목에 포함됐다.
류 회장은 '물적분할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2022년 풍산은 핵심 사업인 방산 부문을 물적분할 해 풍선 디펜스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상장사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 피해를 막기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를 발표한 지 3일 만의 일이었다.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대로 물적분할은 무산됐다.
풍산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한 밸류업 지표 요건에 부족함이 없게 운영할 예정"이라 전했다.
한편 류 회장이 이끄는 한경협은 출범 1주년을 맞아 회장단 구성을 늘리는 등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최연소 여성 기업인도 회장단에 합류해 '쇄신'도 순항중이다. 정치권과 재계 요직에 포진된 류 회장의 '인맥'이 한경협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