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반도체주를 팔아치운 투자자들이 2차전지주로 몰리기 시작한 게 2차전지주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는 이날 오후 1시38분 기준 전 거래일(29일) 대비 1200원(1.34%) 오른 9만900원에 거래된다.
같은 시각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300원(0.35%), 300원(0.18%) 오른 8만5400원, 16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150원(0.33%) 오른 4만6300원에 거래된다.
2차전지주가 오르는 이유는 반도체주에서 이탈한 투자자들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9일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350억원, 1340억원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620억원, 1100억원을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한미반도체를 각각 660억원, 190억원 팔아치운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120억원, 100억원 사들였다.
에코프로는 외국인 투자자가 90억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에코프로머티를 각각 120억원, 40억원 사들였다.
투자자들이 반도체주에서 이탈한 이유로는 엔비디아가 영향을 끼쳤다. 엔비디아는 지난 28일(현지시각)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는 상회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2분기 엔비디아 실적은 매출 300억4000만달러(약 40조원), 주당 순이익 0.6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287억달러와 0.64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이 300억달러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22% 급증했다. 앞서 보여준 3분기 연속 200% 성장이 투자자의 기대를 높여놨다. 이에 성장세가 꺾였다는 투자자들의 우려 영향으로 엔비디아는 간밤 6% 이상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장에서 소외되던 2차전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2차전지가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 저가 매수세와 금리 인하 수혜 기대감 등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저가 매수세 유입에 반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