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 정살일에 폐업 고지…텅 빈 알렛츠 사무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렛츠는 지난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부득이한 경영상 사정으로 8월 31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음을 안내드린다"고 공지했다.
이와 함께 45명의 직원 전원을 퇴사 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알렛츠 본사 사무실은 평소와 달리 텅 비어 있었다.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았고, 회사 내부는 마치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다.
알렛츠 운영사인 인터스텔라는 2015년 설립돼 2020년부터 미디어 콘텐츠와 쇼핑 플랫폼을 결합한 이커머스 사업을 펼쳐왔다.
공지가 올라온 16일은 입점업체의 중간 정산일이었다. 일부 판매자들은 MD들이 직접 연락해 판매 중단을 요청받았다고 전했다.
인터스텔라는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이 공유한 인터스텔라 박성혜 대표의 임직원 대상 발송 메일에는 "불과 2∼3일 전만 해도 어떻게든 잘 버티면서 티몬·위메프로 시작된 여러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며 "최근 논의됐던 마지막 투자 유치가 15일 최종 불발되면서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적혀있다.
알파경제는 알렛츠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알렛츠의 갑작스러운 영업 종료 선언은 판매자와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알렛츠 입점 판매자들은 "16일이 중간 정산일이었는데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정산 대금이 수백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알렛츠 입점 판매자와 구매 고객들은 피해자 모임 오픈채팅방을 개설했다.
19일 기준 약 100명의 판매자와 약 900명의 소비자들이 가입한 상태로, 피해 규모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한 피해 고객은 "이사를 앞두고 롯데하이마트 연계 상품을 주문했는데, 갑자기 배송 중단 메시지를 받았다"며 "고객센터와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알렛츠 사태는 티몬·위메프 사태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해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티몬·위메프와 알렛츠에 동시에 입점해 있던 판매자들의 경우 이중고를 겪게 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판매자는 "티몬에 미정산 피해금액이 2억인데 알렛츠에서 4억이 또 물렸다"며 "이젠 희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응해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들은 지난 18일 '검은 우산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정부를 향해 실효성 있는 구제방안 마련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자체적인 신뢰도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