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한국시간 기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한국 해외주식 투자자(서학개미)들이 알파벳A(알파벳 보통주)를 970만달러 이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 (NASDAQ:NVDA) 주가 변동성에 지친 서학개미들이 당분간 알파벳A의 견고한 실적을 토대로 매수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올해 7월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알파벳A 주식을 972만8089달러(약 133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주식을 1억581만달러(1449억원) 순매도 한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알파벳A는 올해 2분기 매출이 847억4000만달러(약 117조4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 841억9000만달러(약 115조4623억원)를 웃도는 수치다. 주당순이익은 1.89달러(약 2592원)로 시장 예상치인 1.84달러(약 2524원)를 넘겼다.
이번 실적은 광고 매출이 이끌었다. 올해 2분기 구글의 광고 매출은 646억2000만달러(약 88조629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2% 늘었다.
시장에서 주목한 유튜브 광고 매출은 86억6000만달러(약 11조8777억원)로 예상치인 89억3000만달러(약 12조2480억원)를 밑돌았다. 유튜브가 틱톡과 같은 소셜 비디오 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유튜브 광고 매출이 알파벳A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경제 리서치 회사 인베스터플레이스는 "유튜브 광고 매출은 알파벳A가 선도적인 기술 기업이라는 사실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며 "알파벳A 주식은 최근 5년간 200% 가까이 상승했으며 지난 4월 처음으로 시가총액 2조달러(274조3110억원)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알파벳A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양호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포함해 엔비디아, 테슬라 (NASDAQ:TSLA) 등 M7(메그니피센트) 종목 중 추가 상승 여력이 가장 높다는 견해를 내놨다.
안석훈 키움증권 투자컨텐츠팀장은 "알파벳A 주가가 약간 하락했지만 실망하긴 이르다"며 "미국 시장 기대치가 높은 경향이 있고 알파벳A 실적 자체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찬주 KB증권 연구원은 "알파벳A는 AI(인공지능) 도입을 통한 클라우드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AI모델 '제미나이'의 활용도가 150만명 개발자가 사용하고 있다"면서 "유튜브는 미국 스트리밍 시청 시간 1위로 견고한 성장이 나타나며 자율주행 '웨이모' 개발을 위해 50억달러(약 6조8508억원)투자 예산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