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지난 2018년 11월6일(현지시간)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처의 부스에 주최 측 관계자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서 다음날을 위해 준비 중이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폭탄’을 부과한다는 임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중국이 이에 보복성으로 EU산 돼지고기와 돼지 부산물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17일(현지시간)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6일 국내 돼지고기·돼지 부산물 산업을 대표한 중국축목업협회(축산협회)의 반덤핑 조사 신청을 접수했다”며 “17일부터 원산지가 EU인 수입 돼지고기와 돼지 부산물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 품목은 신선·냉장·냉동 돼지고기와 식용 분쇄육, 건조·훈연·염장 제품과 내장 등이다.
이번 조사는 이날부터 오는 2025년 6월 17일까지 진행되지만,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면 6개월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를 보면 중국은 작년 한 해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 아일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 조사 대상 돼지고기와 부산물 33억달러(약 4조6천억원) 규모의 총 13억4천500만t(톤)을 수입했다.
이는 중국에 전 세계에서 수입한 분량(약 28억t·69억달러) 중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 책임자는 이날 기자와 문답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이 조사는 국내 산업 신청에 응해 시작됐고, 조사기관은 신청을 받은 뒤 중국 관련 법규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라 신청서를 심사했다”며 “신청이 반덤핑 조사 개시 조건에 부합한다고 보고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책임자는 “각 이해관계자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대변인은 “EU 산업계, 회원국과 함께 조사 절차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조사가 WTO 규정을 준수하도록 적절히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 에스켈룬드 중국 주재 EU상공회의소 회장은 “관할권 내에서 (반덤핑) 조사에 똑같이 대응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EU의 전기차 관련 조사를 고려할 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EU는 12일 불공정한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했고, 이에 중국 관영매체들은 EU산 유제품과 돼지고기, 자동차 대상 무역 보호 조사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이 EU산 돼지고기를 대상으로 한 반덤핑 조사를 실제로 시작하면서 유제품과 자동차 등 다른 품목에 대한 무역 조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커지면서 ‘무역전쟁’의 서막이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Reuters)은 “중국 산업의 과잉 생산으로 EU에 전기차를 퐇마한 값싼 제품이 넘쳐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며(growing alarm over Chinese industrial overcapacity flooding the EU with cheap products), 2018년 미국의 수입 관세 부과로 시작된 서방의 대(對)중국 무역전쟁에 새로운 전선이 열리고 있다”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