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아이큐어가 개량신약 도네페질 패치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3상이 ‘비열등성’ 시험이라는 점에 관심이 집중된다. 비열등성은 기존 시판 중인 치료제와 동등하다는 데이터를 입증하면 되기에 임상 통과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아이큐어는 올해 비열등성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마치고, 내년 세계 최초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올해 도네피질 패치제 임상 3상을 완료, 2020년 글로벌 시장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도네페질 패치제에 대한 국내 판권계약을 대형 제약사와 이미 마쳤으며, 미국 판권은 전략적 파트너 선정을 통해 글로벌 동시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2000년 설립된 아이큐어는 패치제 연구개발 제약회사이자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 전문기업이다. TDDS는 피부를 통해 약물을 투여해 효과를 보도록 설계된 방출 조절성 약물 전달 시스템이다.
지난해 7월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으며, 상장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바로 대표 파이프라인 개량신약 ‘도네페질 패치제’ 때문이다. 도네페질은 전 세계에서 7조원 규모로 팔리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1위 치매치료제다. 그러나 현재 경구용 제형만 있으며, 패치제 형태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글로벌 빅파마들은 도네페질 패치체 개발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도네페질 물질 특성상 피부를 통한 약물 흡수가 어려운 점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큐어가 개발에 성공하면 전 세계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게 된다.
실제로 치매 환자는 음식물을 제대로 삼키기 어려운 ‘연하 장애’ 때문에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식도로 내려가야 할 음식물 일부가 기도로 넘어가면 염증 및 폐렴까지 일으키게 된다.
심하면 알약을 삼키기도 힘들어 약 복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힘들어한다. 이 때문에 멀미약처럼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 치매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아이큐어는 도네페질 패치제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며,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개량신약은 임상 1상 통과 후 곧바로 3상 진입이 가능하다. 아이큐어는 임상 1상에서 도네페질이 혈중에서 치료 효능을 내는 농도범위가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2016년 2월에 승인된 임상 3상은 개량신약이기 때문에 1주일 2회 붙이는 제형으로 ‘비열등성’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일반적인 임상시험에는 우월성과 비열등성이 있다. 우월성은 대조약 대비 유의미한 수치의 뛰어남을 입증해야 하며,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수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난이도는 우월성이 훨씬 높다. 신약의 경우 경쟁 약물들과 비교하여 효능의 우월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비열등성은 개량신약 임상 3상의 기본트랙이며, 대조약과 동등성만 입증하면 된다. 아이큐어는 임상 3상에서 혈중 약물이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를 검증하고 있다. 경구용 도네페질 치료제의 오리지널 의약품 ‘아리셉트’와 비교해서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나타낼 경우 곧바로 품목 허가 신청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달 초 도네페질의 적응증 중 혈관성 치매를 삭제하면서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아이큐어는 애초부터 글로벌 시장이 타깃이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도네페질을 ‘알츠하이머성 치매’ 적응증에만 허용해왔고, ‘혈관성 치매’ 치료제로서 사용되는 승인을 내준 적이 없다. 또한 한국에서 ‘혈관성 치매’ 적응증으로 도네페질을 처방받은 환자는 6%대에 불과하다.
최영권 아이큐어 대표는 "궁극적인 목표는 아시아에서 최대 경피약물전달기업으로서 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라며 "이미 글로벌 cGMP 급의 세계적인 패치제 공장이 2019년 2월 완공됐다. 2020년은 회사 설립 20주년이며, 그동안 연구한 모든 것을 가지고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해 한국바이오의 저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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