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독일/유럽] 엔데믹 이후 다시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발업자들이 주택을 단기 임대주택으로 바꾸면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지역 주민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일 스페인 마드리드 라바피에스 지역의 4층짜리 아파트 건물의 각 집에서 음악가들이 재즈를 연주하고 플라멩코 공연을 펼쳤다. 해당 건물이 관광 숙박시설로 개발되면서 쫓겨나게 된 50여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음악가들이 모여 발코니에서 공연을 연 것이다. 건물 아래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웃은 팔아먹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다른 유럽 도시처럼 마드리드에서도 개발업자들이 주택을 고급 아파트나 단기용 임대주택으로 바꾸는 바람에 지역 주민들이 집을 잃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여행기업 엑셀투르는 마드리드에 현재 6만2천여개의 단기 임대용 숙소가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자신탁인 엘릭스 임대주택이 이 라바피에스의 4층 건물을 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릭스 측은 로이터에 “이 건물을 현재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며 “최종적으로 이 건물을 매입한다면 이웃과 대화하여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에 거주하는 제이미 오타이자는 "회사의 계획이 언론에 보도된 후 주민들이 알게 됐다"며 “그들이 침묵을 원한다면 우리는 소음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둔 35세의 미혼모 조아나 이글레시아스는 "치솟은 임대료 때문에 자신의 월급으로 살 곳을 찾는 것이 불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아이디얼리스타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의 임대료는 2023년 한 해 동안 10.8% 올라 사상 최고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 다음으로 스페인에서 비싼 도시다.
스페인의 집권당인 사회노동당과 동맹을 맺은 좌파 연합 수마르의 카를로스 마틴 의원은 자신의 정당이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의 관광용 숙소 개조를 억제하고, 임대료를 과다 청구하는 집주인에 대해 세금 혜택에서 제외하도록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