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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다양한 불확실성" 지적 불구 QE 종료 고수

입력: 2018- 10- 26- 오전 06:38
© Reuters.  ECB, "다양한 불확실성" 지적 불구 QE 종료 고수

프랑크푸르트 , 10월26일 (로이터) - 유로존 성장전망 악화와 이탈리아 정치혼란 등의 문제가 나타난 가운데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말 채권매입 프로그램(QE)을 종료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겠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한 ECB는 2조6000억유로(약 3조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올해 말 종료하고 내년 여름 이후 금리를 인상하는 가이던스를 재확인했다. ECB는 수 년 동안 부양정책을 펼쳐온 끝에 대부분의 화력을 소진한 상태다.

아울러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재융자금리)를 제로(0)%로 유지했다. 예치금 금리도 마이너스(-) 0.4%로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성장 모멘텀 약화, 보호무역주의와 시장 변동성 등 '다양한 불확실성'(a bunch of uncertainties)의 요인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단지 유로존의 성장세가 지난해 높은 수준에 머무른 이후 정상 내지 자연스러운 속도로 회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위원회에서 다소 약해진 경제 모멘텀을 인정하는 논의가 있었으나, 이는 (경제의) 하강이 아닌 모멘텀이 약해진 것에 관해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원들은 성장위험이 '전반적으로 균형잡혔다'는 장기적 평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드라기 총재는 "'시장이 기본 시나리오를 변경해야 할 정도로 (경제 모멘텀이) 변화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QE를 연장하는 방안이 ECB 내에서 고려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QE는 차입비용을 낮추고 성장세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유로존 성장전망이 약해지는 가운데에도 ECB가 올해 말 QE를 종료할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확인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순자산매입 종료에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는 향후 6주 동안 유로존 경제의 모멘텀 약세 뿐만이 아닌 경제 하강을 수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ECB는 정책기조를 바꿀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CB의 제1책무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드라기 총재는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임금 상승이 '매우 편안하게 하는' 신호라며, 정책위원들이 여전히 물가 상승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는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과 별개로, 구조 강화조치가 완수되지 않는 한 유럽통화동맹은 '취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완수'라고 말하는 것은, 이는 금융동맹, 자본시장동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간 예산안 갈등 관련 질문을 오랜시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ECB가 이탈리아 원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탈리아와 EU가 합의에 도달하리라 확신한다며, 이탈리아는 이미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는 등 갈등에 따른 타격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책무는 물가 안정이다. 개별정부의 재정적자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국채 수익률 상승이 이미 이탈리아의 재정여력을 저해한다며, 이탈리아의 지출확대 시도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130%에 달한다. 유로존 내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많은 부채 부담을 지고 있다. 이탈리아가 EU 집행위원회에게 거부당했던 지출확대 예산안을 강행할 경우, 부채수준이 낮아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와 EU 집행위원회간)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 확신한다"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국채 가격의 약세가 일부 은행들의 자본 포지션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드라기 총재는 "나에겐 점칠수 있는 능력이 없다. 다만 이탈리아 국채는 은행들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돼있다. 은행들의 자본 포지션을 약화시키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날 ECB의 발표를 두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이탈리아가 명확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ECB는 이탈리아 원조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이탈리아는 ECB가 부양정책을 끝낸 이후의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르데아의 얀 본 게리히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환경이 더 나빠지더라도, ECB는 이탈리아 구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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