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AI신약개발 기업 온코크로스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IPO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상장에 성공할 경우 설립 9년만에 증시에 오르게 된다.
내과 전문의가 설립한 온코크로스는 자체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희소 및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플랫폼을 바탕으로 국내외 유수의 제악회사들과 공동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온코크로스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전체 상장 주식수(1185만여주)의 약 12%인 142만여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기술특례 트랙으로 이번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앞서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2곳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아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회사는 지난 2021년 말에도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며 특례 상장을 추진했던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증시 환경이 악화되면서 IPO시장도 침체됐던 탓에 이듬해 5월 상장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최근에는 공모시장 분위기가 다소 풀리면서 다시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바이오기업 IPO는 지난 2022년 최악의 상황을 맞았으나 지난해 상장기업의 40%가량이 공모가를 밴드 상단 이상으로 확정하는 등 이전 대비 기상도가 다소 맑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여전히 바이오 기업들이 자금조달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도, 온코크로스는 지난해 말 프리IPO에서 145억원 규모 투자유치에도 성공해 시장 주목도를 더욱 높이기도 했다. 당시 발행가격 기준 기업가치는 1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책정됐다.
온코크로스는 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출신인 김이랑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신약개발 기업이다. 유전자 발현 데이터(전사체, Transcriptome)를 AI로 분석해 질병과 치료제를 새롭게 연계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몇 개의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파이프라인을 기술 이전하거나 국내외 제약회사 등에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을 내는 것이 주요 비즈니스다.
주력 AI 플랫폼은 랩터(RAPTOR) AI다. 전사체 분석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로 다양한 약물과 질병의 조합을 분석할 수 있으며, 신약 후보물질의 신규 적응증이나 추가 적응증 등도 탐색해준다. 회사는 이를 통해 근감소증, 근위축성 측생 경화증 등 근육질환 치료제로 개발되는 신약물질인 ‘OC514’를 개발했다. 이 파이프라인은 호주에서 작년 3월 글로벌 임상1상이 완료됐으며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중이다. OC514는 앞서 한국파마에 국내 판권이 기술이전됐다.
또한 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후보물질 ‘OC201’과 복합제로 투여시 효과를 극대화하는 후보물질 ‘OC202e’은 미국에서 특허를 취득하고 한국과 일본에서도 등록 완료했다. 현재 국내에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뇌졸증 타깃 신약물질인 OJP3101은 2020년 제일약품으로부터 온코크로스가 라이선스인한 물질이다. 온코크로스는 AI 플랫폼을 활용해 새 적응증을 도출했는데, 심근경색 시 재관류 손상 억제를 신규 타깃으로 현재 임상 2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온코크로스는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다양한 제약사들과 손잡고 공동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 주요 파트너로는 대웅제약, 동화약품, 에스티팜, 제일약품, 한국파마, JW중외제약 등이 있다. 해외 기업은 대표적으로 씨클리카(캐나다)와 골수섬유증 치료제를, 4P-파마(프랑스)와 전신성 피부경화증 치료제를, 알파몰 사이언스(스위스)와 AI 기반 간경화 치료제 공동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온코크로스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AI 플랫폼 고도화, 파이프라인 임상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