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대한민국이 사상 최악의 출산율을 겪고 있지만 키즈 시장은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출생아 수는 올해 7월 기준 1만912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373명(6.7%)이나 감소했다. 국내 출생아 수가 2만명 밑으로 내려간 것은 관련 통계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2022년 0.78명이었던 합계출산율도 올 2분기 0.7명으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적어도 2027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아동 인구의 급감에도 키즈산업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즈 관련 시장규모는 2002년 8조원 수준에서 2023년 50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국내 키즈시장이 프리미엄 제품군 성장에 힘입어 5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체적으로 아동수는 줄고 있지만 ‘귀한 아이(VIB: Very Important Baby)’ 한 명에게 부모와 조부모, 고모, 이모, 삼촌까지 10명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텐포켓’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키즈 시장이 활기를 띠자 벤처캐피탈의 자금도 키즈 관련 스타트업으로 꾸준히 향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유아 발달장애 개선 솔루션 개발업체 ‘두브레인(대표 최예진)’은 최근 국내 벤처캐피탈(VC) 인터베스트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두브레인은 215억원의 누적투자유치액을 기록했다.
2017년 설립된 두브레인은 ‘느린발달아이(발달장애아동과 발달지연아동을 포괄하는 용어)’들의 인지 학습치료를 돕는 디지털 치료제(앱)을 개발, 서비스하는 업체다. 특히 두브레인의 ‘디킷(D-Kit)’은 애니메이션 동화 사이사이 문제를 풀도록 해 아이의 뇌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지적장애를 치료한다. 디킷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선정되면서 안정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았다. 국민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가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디킷을 직접 리뷰하면서 대중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두브레인 측은 “디킷을 12주 동안 주 3회 30분씩 이용한 아이들의 90.4%는 실제 두뇌발달검사를 통해 발달점수가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며 “이 같은 효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 누적 30만명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발달 맞춤놀이 서비스 ‘피카비’의 운영사 ‘올디너리매직(대표 허청아)’은 1일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되어 향후 2년간 총 5억원의 개발 및 연구자금 확보했으며, 추가로 2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얻을 기회도 부여받았다.
올디너리매직은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출신의 허청아 대표를 포함해 아동발달 전문가들로 구성된 회사로, 발달 맞춤 놀잇감 ‘피카비 플레이키트’를 대표 제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는 놀잇감과 전문적인 놀이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영유아 부모의 신뢰를 얻어, 급성장하고 있다.
올디너리매직은 지난해 누적판매량이 전년대비 1007% 성장했으며, 올해는 3분기만에 지난해 매출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누적 100여개의 국공립 어린이집에 납품을 기록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일본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는 “이번 팁스 선정을 통해 아동과 양육자의 놀이를 분석하고, 놀이 경험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놀이 시장을 혁신하고 놀이 중심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육아 성장기록 플랫폼 ‘쑥쑥찰칵’을 운영하는 ‘제제미미(대표 박미영)’도 지난달 13일 하나벤처스로부터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제제미미의 쑥쑥찰칵은 아이의 미디어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육아 플랫폼이다. 아이의 사진과 영상을 자동 정리해주고 이를 활용해 각종 이모티콘, 성장 영상을 제작하고 가족에게 실시간 공유해준다. 쑥쑥찰칵은 누적가입자 55만명을 확보했으며, 매일 약 40만건의 사진과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강훈모 하나벤처스 상무는 “최근 출산율은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급락하고 있지만 키즈시장은 모든 가족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는 텐포켓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그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며 “쑥쑥찰칵은 과도한 마케팅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여 슈퍼앱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만 4~8세 아동 대상의 에듀테크 스타트업 ‘그로비교육(대표 박철우)’도 지난 9월말 LG유플러스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에도 그로비교육에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