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주라이트메탈
[더스탁=김효진 기자] 연내 상장을 추진했던 한주라이트메탈(구 한주금속)이 상장 일정을 내년 1월로 연기했다. 11월 북클로징으로 기관 자금사정이 사실상 여유롭지 않은데다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최근 IPO시장이 악화되고 있어 타이밍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주라이트메탈은 지난 1일 일정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공모일정이 3주가량 늦춰진다. 이달 12~13일 예정됐던 수요예측은 내년 1월 4~5일로 연기됐다. 청약은 같은 달 10~11일 진행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현대차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맡고 있으며, 유진투자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공모일정은 연기됐지만, 공모구조는 기존과 동일하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2700~3100원을 제시했으며,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176억~202억원이다. 총 공모주식 수는 650만주다. 이 중 230만주는 과거 유동성지원을 했던 유진에버베스트PEF가 확정 공모가에 매출할 예정이다.
현재 명목상 최대주주는 재무적 투자자인 유진에버베스트PEF로 변경된 상황이지만 공모 이후 경영 실권자인 이용진, 정삼순 대표이사가 다시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다만 지속적인 자금유치로 이들의 지분이 낮아진 상황이라 주요 주주들과 공동목적 보유 약정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공모 후 지분율이 과반을 넘어서기 때문에 경영안정성 유지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기관 북클로징 등이 공모일정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클로징이란 회계년도 장부를 결산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 11월 말부터 북클로징이 시작되는데, 장부상 수익이나 손실의 변동을 원치 않는 기관들은 이 시기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올해는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면서 기관들이 투자에서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IPO시장 분위기마저 더욱 위축됐다. 11월에는 밀리의서재, 제이오, 바이오인프라 등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다. 상장스텝을 밟은 기업들도 사정이 녹록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11곳이 상장에 나선 가운데 월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이 587대 1로 전달(755대1) 대비 뚝 떨어졌다. 단 3곳만이 1000대 1을 돌파했고, 5곳은 100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장 후 주가흐름도 썩 좋지 못한 상태다.
지난 1987년 설립된 한주라이트메탈은 알루미늄 주조기술을 기반으로 차량부품을 제조해 내연기관과 전기차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사업의 무게중심을 차량경량화 제품군과 전기차부품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샤시부품, 전기차부품, 엔진부품 등 차량경량화 자동차 경량화 제품군의 매출비중은 87.8%에 달한다.
현대기아차 외에 르노코리아, GM, 포드, 닛산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수출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실적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751억원에 영업이익 78억원을 내면서 지난해 온기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 1890억원에 영업이익 71억원을 거뒀다.
이번 공모자금은 유럽법인 시설투자, 전기차부품 및 차량경량화 설비투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 등으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