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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도 싸늘한 공모시장…차세대 통신반도체 ‘자람테크놀로지’도 상장대열서 낙마

입력: 2022- 12- 06- 오후 09:02
12월에도 싸늘한 공모시장…차세대 통신반도체 ‘자람테크놀로지’도 상장대열서 낙마

[더스탁=김효진 기자] 12월 첫 공모에 나섰던 자람테크놀로지(대표이사 백준현)가 수요예측 후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대외경제 악화로 회사의 적정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스팩을 제외하고 3곳이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이달에도 IPO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자람테크놀로지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한 자람테크놀로지는 주당 1만8000~2만2000원에 10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 양일간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앞서 한차례 상장을 철회한 후 밸류를 낮추는 한편 구주매출을 줄이고 다시 상장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회사는 최초 상장밸류를 1287억~1601억원으로 책정했다가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1111억~1357억원으로 낮췄다. 아울러 구주매출도 기존 20%에서 10%로 변경한 바 있다.

2000년 설립된 자람테크놀로지는 통신용 반도체 팹리스 설계 기업이다. 4차산업 융합서비스의 기반이 될 5G인프라 구축의 핵심제품인 XGSPON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상용화했다. XGSPON SoC는 5G 커버리지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통신반도체다. 또 광부품 일체형 제품인 XGSPON 스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 일본 라쿠텐(Rakuten)을 통해 5G망 구축에 이미 적용됐다.

특히 XGSPON 스틱은 현재까지 국제 표준전력 소모 규격을 충족하는 세계 유일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 측은 “통신 반도체 칩은 여러 통신 장비들과 호환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제 표준 기술을 준수해서 개발되어야 한다. 아울러 통신장비는 단절없이 지속적으로 동작해야 하고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저전력 설계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광트랜시버, 기가와이어 등 기존 캐시카우 사업을 바탕으로 북남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다양한 국가의 고객사들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136억원에 영업이익 11억원을 냈다. 다만 실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5G 투자가 아직은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기대요소는 있다. 올해 11월 기준 글로벌 고객사 20곳 이상으로부터 5G 본격화를 위한 XGSPON 스틱 샘플 테스트 요청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3개 고객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통신장비는 통상 샘플 공급→호환성 테스트→통신사 POC→파일럿 테스트→상용화 과정을 거친다. 상용화에 가까울수록 고객 요청 테스트 샘플 수량이 크게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자람테크놀로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상장에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는 "아직까지 시장상황이 자람테크놀로지의 적정가치를 평가받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기업공개 IR활동과정서 시장에 약속드린 바를 지켜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가지고 돌아와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며 상장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이번 상장을 주관했던 신영증권 관계자도 “상장 철회는 아쉽지만 기업공개 과정서 많은 기관 투자자로부터 핵심제품인 XGSPON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며 “회사가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폭넓은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크가 기구축되어 있는 등 사업역량이 탄탄한 만큼 재도전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융환경이 요동을 치면서 IPO시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익을 포함해 확실한 실적을 창출하고 있거나 빠른 시일 내에 실적이 확실시되는 기업들을 선호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시장 상황에 맞춰 밸류에이션 매력도 요구된다.

기관들의 보수적인 스탠스에 최근 상장철회도 이어지고 있다. 10월에는 라이온하트, 골프존커머스가 상장을 철회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제이오, 밀리의서재, 바이오인프라 3곳이 상장스텝을 멈췄다. 자람테크놀로지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12월에는 스팩과 리츠 등을 제외하고 바이오노트 한 곳만이 IPO를 진행하게 됐다. 이달 상장이 예정됐던 한주라이트메탈은 내년으로 템포를 한발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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