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4분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올해도 IPO기업이 문전성시를 이루면서 11곳이 시장에 입성했다. 다만 공모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밀집되면서 총 공모금액은 전달이나 전년 동월대비 크게 꺾였다. 아울러 어려워진 증시환경에 공모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지만 공모가 확정 결과는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바이오 기업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냉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10월에는 선바이오, 이노룰스, 모델솔루션, 오에스피, 에스비비테크, 탑머티리얼, 샤페론, 핀텔, 플라즈맵, 산돌, 저스템이 증시에 올랐다.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모두 11곳이다. 코스피 기업은 없었으며, 모두 코스닥에 둥지를 틀었다. 이 중 선바이오, 에스비비테크, 샤페론, 핀텔, 플라즈맵 등은 기술특례 트랙을 통해 시장에 입성했다.
총 공모규모는 2310억원으로 전월인 9월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 대비로는 1/3 토막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차전지 솔루션 기업인 탑머티리얼이 600억원으로 공모금액 500억원을 유일하게 넘겼고, 나머지는 300억원 미만을 기록했다. 200억원을 넘긴 곳도 산돌(280억원), 모델솔루션(270억), 에스비비테크(223억원) 3곳에 불과했다.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탓에 공모규모를 당초 목표치보다 줄였다. 선바이오는 밴드 하단 기준 86억원의 공모를 추진했지만 실제 공모규모는 68억원 수준에 그쳤다. 샤페론과 플라즈맵도 당초 계획보다 하향 조정된 137억원과 124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10월 상장을 위해 최대 998억원의 공모에 도전했던 골프존커머스가 상장철회를 결정하면서 공모규모를 키우지 못했다.
하지만 10월 상장기업들의 공모가 확정 결과는 위축되는 시장의 분위기와는 괴리가 있었다. 바이오기업들의 부진에도 11곳 중 무려 7곳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결정했다. 비율이 63.6% 수준으로 전달이나 전년 동월 대비 높았다. 전달인 9월에는 그 비율이 33.3%였고, 전년 동월인 10월에는 55.6%수준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인 9월에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알피바이오, 더블유씨피 3곳이 상장에 성공했다. 4320억원으로 올해 공모규모 2위를 기록한 더블유씨피에 힘입어 총 공모규모는 4815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339억원, 알피바이오가 156억원을 공모했다. 그런데 공모가 확정 결과는 10월과 반대의 흐름이었다. 바이오섹터에 있는 알피바이오가 유일하게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결정했고, 나머지 2곳은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에 못미치는 가격에 결정했다. 고평가 논란이 일어난 탓이다.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원준 (KQ:382840), 아스플로 (KQ:159010), 씨유테크, 케이카, 지아이텍, 차백신연구소, 아이패밀리에스씨, 리파인, 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 9곳이 상장을 완주했다. 코스피에 입성한 케이카가 3366억원의 공모에 성공해 월간 총 공모규모는 6666억원을 기록했다. 리파인도 공모규모 909억원으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딜을 성사시켰다. 이 시기 공모가 확정 결과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9곳 중 원준, 아스플로, 씨유테크, 지아이텍은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해 확정했고, 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도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에 확정했다. 반면 케이카와 리파인, 차백신연구소, 아이패밀리에스씨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 이하로 결정했다. 주로 2차전지, 반도체 등을 전방산업으로 둔 소부장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진 양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