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35년의 업력을 가진 초경량 알루미늄 부품 제조기업 한주라이트메탈(구 한주금속)이 연내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한주라이트메탈은 한때 KIKO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지속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현재는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및 연비절감을 위한 차량 경량화 트렌드로 인해 알루미늄소재 부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데, 한주라이트메탈은 전기차 경량화 및 배터리용 알루미늄 부품 분야에도 적극 진출해 육성하고 있다. 특히 고객사와 협업을 통해 신뢰관계를 구축한 상황이어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주라이트메탈은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내달 12~13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19~20일 청약을 거쳐 12월말 상장하는 일정이다. 현대차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주관사를 맡았으며, 유진투자증권이 인수회사로 합류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650만주다. 이 중 유진에버베스트PEF가 230만주를 구주 매출한다. 회사는 과거 환헷지를 위해 KIKO상품 등에 가입했다가 재무구조가 악화됐던 아픔이 있다. 이로 인해 2011년 유동성 프로그램 지원을 받았으며 2019년 이를 종결했다. 그 과정에서 재무구조 개선 및 시설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지분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왔는데, 유진에버베스트PEF는 2017~2018년 두 차례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 2월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일시적으로 최대주주가 유진에버베스트PEF로 변경된 상황이다. 다만 이번 구주매출 이후 회사를 이끌어 온 이용진, 정삼순 대표이사가 다시 최대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지분투자로 현재 최대주주 측의 지분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구주매출 이후에도 일부 지분이 남아 있는 유진에버베스트PEF 및 주요 주주들과 공동목적 보유 약정을 체결했다. 공모 후 지분율이 50.8%여서 경영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모 예정범위는 2700~3100원으로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176억~202억원이다. 비교기업은 세아메카닉스, 유니크, 유니테크노, 구영테크, 모토닉, 서진오토모티브 등 6개사를 선정했다. 비교기업의 평균 PER은 올해 3분기말 기준 당기순이익을 연환산한 20.56배다. 한주라이트메탈도 비교기업과 같은 올해 3분기말 당기순이익을 연환산해 적용했으며 할인율 32.20~40.95%를 적용해 공모가밴드를 산출했다. 할인율은 지난해부터 이달 중순까지 코스닥에 신규상장한 기업들의 평균치(24.53~37.11%) 대비 높게 잡았다는 설명이다.
지난 1987년 설립된 한주라이트메탈은 차량부품 제조 전문기업이다. 엔진용 알루미늄부품에서 시작해 이후 휠, 샤시용 알루미늄 부품으로 지속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및 배터리용 알루미늄 부품 분야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주요 원재료인 알루미늄은 철보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경량화가 필수인 전기차 등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주로 엔진, 변속기 등의 매출비중이 높은 편이고 일부는 전기차용 부품을 생산하는 상황인데, 한주라이트메탈은 샤시부품, 전기차부품, 엔진부품 등 차량경량화 자동차 경량화 제품군의 매출비중이 87.8%에 이른다. 특히 너클·캐리어, 서브프레임, 컨트롤암 등의 부품은 내연기관 차와 전기차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
회사는 경량화 및 전기차 부품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 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수익성이 낮은 알로이 휠 사업은 지속적으로 매출을 줄이는 중이다. 알로이 휠 매출비중은 2019년 18.6%를 차지했으나 올해 3분기 2.9%로 내려왔다. 기존의 알로이 휠과 내연기관 생산에 활용되던 생산역량을 너클·캐리어 및 전기차 부품 생산으로 집중해 매출과 수익성 동시 제고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은 기존의 알루미늄 주조공법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자동차의 경량성과 기능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주조공법을 개발했다. 특히 고강도·고인성을 지닌 고품질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전자교반고압주조 특허기술은 핵심경쟁력 중 하나로 꼽힌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주조 트렌드에 맞춰 여러 개의 부품을 용접으로 조합해 만들던 제품들을 대형·중공저압주조 한 번으로 제작 가능한 기술도 개발해 양산에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고객사와의 납기를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및 SCM(공급망 관리)도 구축해 납기경쟁력도 끌어올렸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기아차, 르노코리아, GM, 포드, 닛산 등이다. 수출비중은 50% 안팎을 기록 중인데, 올해 3분기 기준 57.7%를 차지하고 있다. 실적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1751억원에 영업이익 78억원을 냈다. 지난해에는 온기 매출 1890억원에 영업이익 71억원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공모 자금을 슬로바키아 법인 생산시설 확보, 전기차 및 차량경량화 부품 등에 활용해 글로벌 모빌리티 초경량화 시장의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