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스타트업 투자불황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콘텐츠 지식재산(IP) 기반 스타트업들에는 여전히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콘텐츠IP는 창작작품이 담고 있는 고유한 소재와 스토리를 의미한다. 콘텐츠IP는 일단 좋은 원작만 확보되면 웹툰과 드라마, 영화, 음원, 뮤지컬, 캐릭터 라이선스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원작 IP를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제작과 유통 과정에서 원작 IP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여 '슈퍼IP'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콘텐츠 IP 기반 밸류체인 에그리게이터인 '콘텐츠테크놀로지스(대표 이장원)'가 이날 국내 다수의 벤처캐피탈(VC)로부터 48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메이븐그로쓰파트너스와 SV인베스트먼트 등이 각각 1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앤인베스트먼트와 신한벤처투자, 컴투스, 크릿벤처스-케이넷투자파트너스, 하나은행, 드림어스컴퍼니, 알파자산운용, 아이에이엠 등이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투자사인 KB인베스트먼트와 피앤아이인베스트먼트, 스프링캠프도 참여했다.
이로써 콘텐츠테크놀로지스는 2020년 12월 설립 이후 불과 2년만에 총누적투자유치액이 687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테크놀로지스는 이번 투자유치금을 콘텐츠 IP 기반 신사업 개발 및 콘텐츠 IP 밸류체인의 인수와 통합, 규모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콘텐츠테크놀로지스는 음원 IP를 중심으로 테크놀로지와 금융이 통합된 차세대 콘텐츠 밸류체인을 구축한 업체다. 이 회사는 약 3000억원 규모의 음원IP 자산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음원IP 매니지먼트사인 '비욘드뮤직'과 뉴욕증권거래소에 KPOP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시킨 'CT인베스트먼트' 등 7개의 음원 콘텐츠IP 업체를 컴퍼니빌딩했으며, 20개 이상의 콘텐츠 스타트업과 전략적 협력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메이븐그로쓰파트너스 측은 투자배경에 대해 "콘텐츠테크놀로지스는 그룹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IP 영역에서 폭넓은 밸류체인을 구축해왔으며, 이제 본격적인 사업 확장과 성과 향상의 단계로 진입했다"며 "이번 라운드를 통해 콘텐츠테크놀로지스는 성장 전략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했으며, 국내 IP 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본격적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장원 콘텐츠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어려운 경제 상황과 투자혹한기 속에서 시리즈A 투자를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어 감사하다"며 "콘텐츠와 금융, 테크놀로지의 교점에서 위닝 팀(Winning Team)을 토대로 콘텐츠 산업의 다음 세대를 정의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도 게임사와 포털사 및 통신 대기업들도 콘텐츠IP를 중심으로 밸류체인을 구축하기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1세대 모바일게임 개발사 컴투스그룹이 대표적이다. 컴투스는 지난해 2월 웹툰·웹소설 콘텐츠 기업 '엠스토리허브'의 지분 18.6%(47억원)를 확보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방송 서비스 및 콘텐츠 제작 업체인 미디어캔의 지분 30%를 확보했다. 컴투스는 또 같은해 5월 국내 최대 규모 웹툰 제작사 케나즈와 함께 스토리 콘텐츠 전문 제작사 '정글스튜디오'를 공동 설립했으며, 같은해 8월 영화 '승리호' 등을 만든 '위지윅스튜디오'의 최대주주가 됐다.
컴투스는 앞서 2018년부터 필콘미디어와 미디어엘, 플래디, 엠빌 등 다수의 회사를 인수해왔다. 이들 자회사의 IP는 게임과 더불어 향후 컴투스 그룹의 블록체인 메인넷 XPLA(엑스플라)에 탑재될 예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북미와 일본, 유럽 등에서 웹툰·웹소설을 축으로 한 콘텐츠 사업 확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웹툰·웹소설을 글로벌 연재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스토리 기반 IP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 통신사 KT도 지난해 3월 콘텐츠 사업 관련 중간지주사인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며, 그 산하에 웹소설·웹툰 전문업체 '스토리위즈'와 음원 플랫폼 운영업체 '지니뮤직', 모바일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스카이TV·미디어지니 등을 배치하는 등 콘텐츠 IP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