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1000대 1을 상회했던 분기 평균 청약경쟁률은 3분기 700대 1 밑으로 뚝 떨어졌다. 수요예측 경쟁률과는 다른 흐름이다. 수요예측은 1500대 1을 넘어선 기업이 7곳에 달한 반면 청약경쟁률은 3곳에 불과해 괴리감이 심했다. 3분기 청약 최고 경쟁률은 넥스트칩이 차지했다.
올해 3분기에는 수산인더스트리와 쏘카가 코스피에 입성했고, 넥스트칩, 코난테크놀로지, 영창케미칼, 에이치피에스피, 루닛, 성일하이텍, 에이프릴바이오, 아이씨에이치, 새빗켐, 에이치와이티씨, 대성하이텍,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알피바이오, 더블유씨피 14곳은 코스닥에 상장했다.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면 상장레이스를 완주한 기업이 16곳이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693대 1을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 시장이 소화하기 버거울 정도인 11조원을 웃도는 공모규모로 1000대 1 밑으로 떨어졌던 청약경쟁률은 4분기 1000대 1위로 올라선 후 올해 상반기까지 페이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는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특히 시장의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과거 3분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일반 청약경쟁률은 하락세를 보여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 청약경쟁률의 괴리율이 커지고 있다. 기관은 IPO 공모펀드를 통해 꾸준하게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개인 투자자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청약경쟁률이 1088대 1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향으로 공모규모가 13조원을 웃돌았지만 광풍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지난해의 여운으로 IPO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무려 20곳 중 7곳이 경쟁률 2000대 1을 웃돌았다. 증시도 3000선을 하회했지만 2600선 위에서 박스피를 형성하면서 일정 수준의 지지력을 보여줬다.
2분기에는 1분기와 거의 유사한 108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10곳이 상장하면서 공모규모가 4000억원 미만에 그쳤고, 4~5월 상장기업들이 대체로 2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분기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후 2분기말 증시가 요동쳤고, IPO기업들의 청약경쟁률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3분기에는 평균 경쟁률이 693대 1까지 밀렸다. 증시를 둘러싸고 부담스러운 환경이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20곳이 상장하면서 공모규모도 1.3조원에 육박해 2분기 대비 3배 수준으로 커졌다. 특히 올해 1000억원 이상의 공모규모를 기록한 IPO기업이 5곳인데 그 중 4곳이 3분기에 쏠렸고, 성일하이텍을 제외하고 경쟁률이 20대 1을 넘어서지 못했다.
3분기 청약경쟁률 최고기록은 1727.38대 1을 기록한 넥스트칩이 썼다. 넥스트칩은 차량용 및 자율주행차용 시스템 반도체 기업으로 영상 신호처리 및 전송, 인식 등 영상기반 자율주행차 반도체 전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양산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 내년부터 실적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해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확정했고, 청약에서도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밖에 새빗켐(1724.96대 1)과 알피바이오(1518.2대 1)도 15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코난테크놀로지(1386.86대 1), 성일하이텍(1207.1대 1), 에이치피에스피(1159.05대 1), 대성하이텍(1136.4대 1) 등이 1000대 1을 상회했다.
성일하이텍은 공모금액이 1335억원으로 공모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탓에 분기 청약경쟁률 4위에 머물렀지만 증거금은 20조원 이상을 끌어 모아 3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밖에 750억원의 공모금액을 기록한 에이치피에스피에 10조원 이상의 증거금이 유입됐으며, 375억원을 공모한 새빗켐에 8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렸다. 분기 총 청약증거금은 65조원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