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발 단기자금시장 경색,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대어급 IPO(기업공개)가 실종된 가운데 중소형 IPO 약진이 눈에 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어급 IPO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줄줄이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이 밖에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등은 하반기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상장 시기 조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대형 공모주의 분위기와 다르게 알짜 중소형 IPO는 시장 부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꾸준히 받고 있다.
지난달 7일 상장한 자동차·항공우주·정보기술(IT) 통신·의료기기 등 산업 제품의 시제품을 제작하는 모델솔루션은 수요예측에서 1725.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 희망 밴드(2만4000~2만7000원)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청약에서도 5조원 이상을 끌어모으며 흥행하며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하모닉 감속기 양산업체 에스비비테크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9월 28~29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164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 밴드(1만100~1만2400원) 최상단인 1만24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어 10월 5~6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1657.6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이노룰스 (KQ:296640)(1조4000억원) ▲알피바이오 (KQ:314140)(2조9000억원) ▲오에스피(2조2000억원) ▲대성하이텍 (KQ:129920)(4조2000억원) 등이 IPO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올해 대어급 공모주 부진 대비 중소형 IPO가 약진하는 배경으로는 상장 직후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대형주보다 주가 안정성이 크다는 점이 꼽힌다. 몸값을 낮춰 상장에 도전한 뒤 향후 적정 기업 가치를 찾아 반등하는 과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연말까지 IPO 줄 잇는다
올해 3분기 기준 40개가 넘는 기업들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거나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 올 연말까지 상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도 11개사가 증시입성을 위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 돌입한다. 이날 티쓰리엔터테인먼트를 선두로 유비온, 티에프이, 엔젯, 제이오 등이 코스닥 시장 입성 채비에 나선다.
에듀테크 기업인 유비온은 오는 2일부터 3일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티에프이는 반도체 패키지 테스트 공정 핵심부품 기업으로 수요예측은 3~4일이다. 엔젯과 제이오는 각각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업, 이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CNT) 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들 기업은 각각 3~4일, 4~7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밀리의서재는 오는 4~7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선 뒤 오는 10일부터 양일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바이오노트, 인벤티지랩, 펨트론도 7~9일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인프라,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등은 16~18일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결정한 뒤 일반청약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연말까지 IPO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잇따르면서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공모청약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말 성수기 기업 수는 많아지고 공모가는 안정돼 낮은 공모가로 상장하는 기업들을 좋은 투자 기회로 삼는 전략을 제시한다"며 "코스닥 특례 상장 기업들의 연말 상장 역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