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이경주 기자] 한미반도체가 한화정밀기계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이달 4일 서울중앙지법에 한화정밀기계를 상대로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용 TC본더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한미반도체 곽동신 회장과 차세대 HBM용 신모델 ‘TC 본더 그리핀 슈퍼 본딩 헤드’ (TC BONDER GRIFFIN SB 1.0)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HBM을 생산하는데 있어 현재 가장 중요한 장비는 TC본더다. 이 분야에서 기업 간 특허 소송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반도체는 2016년 HBM용 TC본더 장비 개발에 성공하고 장영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어 2017년부터 SK하이닉스에 메인공급사 지위로 납품해왔다.
한미반도체는 한화정밀기계가 한미반도체의 TC본더 특허 기술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침해 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만큼 법적 대응 수위도 강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정밀기계는 이미 2021년 한미반도체 TC본더 연구원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영업비밀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수원고등법원은 올해 5월 한미반도체의 영업비밀과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부정경쟁행위를 금지하는 최종판결을 내린 바 있다. 더군다나 한화정밀기계 TC본더 장비는 한미반도체가 2017년 세계 최초로 개발 적용한 2개의 모듈에 4개의 본딩 헤드를 장착한 컨셉과 매우 흡사하게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었다.
한미반도체 TC본더 장비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HBM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 (GPU) 핵심 부품으로 사용된다. 현재 5세대인 HBM3E 12단은 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NASDAQ:NVDA) 최신 GPU 블랙웰에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HBM 생산용 TC본더 세계 1위는 현재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 HBM 1세대부터 지금의 5세대까지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납품해왔다. 올 4월부터는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도 납품해 하이엔드 HBM 생산 공정에 투입되고 있다.
이용환 CGSI증권 연구원은 이달 10일 보고서에 "다가오는 2025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보다 적극적으로 HBM 생산캐파를 확장할 것이며 이는 한미반도체 TC 본더 매출 증가를 견인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마이크론의 HBM 생산캐파 확대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에 대한 마이크론의 주문 수주로 한미반도체가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기재했다.
1980년 설립된 한미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시장에서 44년의 업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10년 동안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평균 77%가 넘고 있다. 전 세계 약 320개 고객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특히 2002년 지적재산부 창설 후 현재 10여 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전담부서를 통해 현재까지 총 111건의 특허를 포함, 120여건에 달하는 AI반도체용 HBM 장비 특허를 출원했다.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