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메를로랩 블로그
[더스탁=김효진 기자] IoT 플랫폼 기업 메를로랩(대표이사 신소봉)이 2년만에 다시 상장에 도전한다.
메를로랩은 IoT에 관한 원천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대규모 사물을 끊임없이 연결할 수 있는 메시 네트워크 기술(Mesh Network)과 근거리 무선통신(Zigbee 3.0) 기술이 핵심경쟁력으로 꼽힌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 관리서비스와 홈 IoT시스템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자금이 확보되면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한 Capa(생산능력) 증설과 해외진출을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를로랩은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 통과했다. 기술성평가 유효기간이 6개월인 만큼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손발을 맞춰 연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메를로랩의 상장 추진은 이번이 두번째다. 회사는 지난 2022년 3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심을 청구했다가 그해 8월 상장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그 이후 사업성과 확장 가능성 측면에서 실질적 성과를 증명해낸 점이 평가기관들의 인정을 받아 이번 기술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12년 설립된 메를로랩은 IoT시스템 및 스마트조명 업체다. 메시 네트워크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 조명으로 만드는 홈 IoT △스마트빌딩을 구현할 수 있는 빌딩 IoT △스마트 조명이나 빌딩 IoT를 활용해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는 에너지관리사업을 하고 있다. IoT LED 조명의 경우 자체 쇼핑몰을 통해 D2C로 공급 중이며,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메시 네트워크는 통상적인 네트워크와 달리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각각의 칩이 소규모 허브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대규모의 기기 연결이 가능한 구조다. 메를로랩은 조명의 효율적인 제어를 위해 앞서 전력거래소와의 실증 협력을 진행했으며, 세계 최초로 ‘Fast DR’(주파수 DR)을 구현해 기술력을 증명했다. Fast DR 기술은 대규모 산업단지 등에 서로 연결된 수천 개에서 수십만 개 조명들의 조도를 2초 이내에 자동 일괄 조절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전기료를 절약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술력을 입증한 회사는 사업모델 확대에도 나섰다. 메를로랩의 제품 사용으로 절약된 에너지 사용료를 금융기관과 고객사, 메를로랩 3자가 셰어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제품을 도입하고 이후 수년간 사용하는 과정을 통해 비용을 회수하던 것을, 하나의 금융 상품으로 만들어낸 최초의 ‘IoT제품 금융화 모델’이라고 메를로랩은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GS 그룹의 물류센터와 리테일 점포의 대규모 적용에 성공한 점이 큰 유인이 되고 있다. 현재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기존 표준에 맞춘 무선연결 방식으로 개발된 센서들도 메를로랩의 메시 네트워크 안에 통합될 수 있도록 ‘듀얼 스택’ 방식이 가능해진 점도 사업 확장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소봉 메를로랩 대표이사는 “센서를 연동한다면 LED 조명뿐만 아니라 스마트 빌딩에 적용되는 다양한 분야에 메를로랩의 혁신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은 지난 2022년 매출액 45억원에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기준 신소봉 대표와 최원재 부사장이 각각 7.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송용철 부사장의 지분율은 7.63%다. 카이스트 출신인 이들은 메를로랩의 공동 창업자다. 이밖에 한국산업은행이 5.95%, 주식회사 스탠더스가 5.14%를 가지고 있다. 메를로랩은 상장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지난해 프리IPO를 진행해 63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투자사는 벤처캐피탈과 자산운용사로 총 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