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설립 50년을 맞는 귀뚜라미그룹이 보일러 전문회사에서 냉난방 종합 에너지 그룹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 충남 아산, 경북 청도 등에 흩어져 있던 연구인력을 지난해 말 준공한 서울 마곡동 ‘귀뚜라미 냉난방 기술연구소’(사진)로 모아 기술 경쟁력을 높여갈 방침이다. 기술연구소는 본사 역할을 겸한다. 귀뚜라미는 1998년 서울 용산에서 화곡동으로 본사를 옮긴 지 20년 만에 마곡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귀뚜라미는 마곡동 기술연구소에 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등 냉난방 주력 계열사 8개의 연구소와 연구개발(R&D) 관련 부서들을 입주시켜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300여 명인 연구인력이 이곳에 집결한다. 귀뚜라미는 2025년까지 이 인력을 5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연구소에서는 난방, 정밀·제어, 냉동, 공조, 신재생에너지 등 5개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과 통합 제어시스템을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동시에 다양한 기술 간 융복합을 통해 사용자 친화형 생활환경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소형 열병합 발전시스템을 개발한 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연계한 ‘마이크로 그리드(소규모 지능형 전력망)’ 환경을 구축한다. 스마트빌딩에 적용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에너지 관리시스템(EMS)을 개발하는 등 미래 원천기술도 확보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연구소는 귀뚜라미그룹이 글로벌 냉난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R&D 전초기지”라고 말했다.
1962년 서울 마포에서 보일러공업사로 출발한 귀뚜라미는 1969년 고려강철을 설립하며 법인으로 전환했다. 이때를 창립연도로 삼고 있다. 귀뚜라미는 1970년대부터 연탄보일러, 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 등을 앞세워 국내 대표 보일러 회사로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 주택 보급률이 100%에 가까워지자 보일러 수요가 점차 줄어들었다.
하지만 귀뚜라미는 난방과 냉방을 결합해 2001년 3000억원이던 그룹 외형을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4배가량으로 키웠다. 이 과정에서 귀뚜라미범양냉방(2006년), 신성엔지니어링(2008년), 센추리(2009년)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신제품도 많이 내놨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2001년), ‘4번 타는 보일러’(2009년), ‘거꾸로 콘덴싱 보일러’(2012년), ‘친환경 저녹스(NOx) 보일러’(2015년), ‘인공지능(AI) 보일러’(2018년) 등으로 경동나비엔과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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