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올해 27년 만에 택배 단가를 올린 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경쟁 업체들이 단기 인상에 동참하지 않고 시장 점유율 빼앗기에 나선 영향이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CJ대한통운은 1500원(1.12%) 내린 13만2000원에 마감했다. 택배비 인상 기대에 지난 3월 19만5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30.71% 하락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부터 증권가에서 올해 증시 기대주로 꼽혔다. 택배 시장이 빅3(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가 80%를 점유하는 과점 체제로 바뀌면서, 택배 단가 인하를 불러왔던 ‘치킨 게임’이 끝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택배 물동량은 2012년 14억598만 상자에서 지난해 25억4278만 상자로 80.9% 늘었다. 반면 평균 택배 단가는 같은 기간 상자당 2506원에서 2229원으로 11.1% 떨어졌다.
지난 3월 CJ대한통운이 택배 단가를 평균 100원 올리면서 이 같은 기대는 현실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증권가 예상과 달리 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시장 지배력은 공고하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의 택배 시장 점유율은 2011년 19.2%에서 지난해 48.2%로 매년 늘었지만 올 1분기엔 47.1%로 소폭 축소됐다.
물동량에서도 위험 신호가 감지됐다. 지난 1분기 CJ대한통운의 택배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쟁사인 한진(15%)과 롯데글로벌로지스(23%)는 물론 시장 평균(8%)에도 못 미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택배 시장 가격 정상화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등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한 것도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택배 시장 물동량 통계에 잡히지 않는 쿠팡의 로켓배송 출고량이 하루 200만 상자에 달한다”며 “CJ대한통운의 최근 물동량 부진이 쿠팡과도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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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경쟁사 대비 높은 물동량 처리 능력 갖춰"-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