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07일 (로이터) - 달러/원 환율이 7일 급락하면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환율은 밤사이 하락 우호적으로 형성된 대외 변수들에 강한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개장과 함께 1100원 아래로 떨어졌고 장 막판엔 1090원선까지 내주기도 했다.
환율은 1089.70원을 일중 저점으로 기록한 뒤 전일 대비 15.20원 낮은 1090원에 최종 거래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19일의 1088.1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이 급락한 데에는 밤사이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 영향이 컸다. 시장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의문 부호를 달기 시작했고 이는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약세 및 뉴욕 증시의 랠리로 이어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103엔대에 머물던 달러/엔 환율이 101엔대로 급락한 가운데 다른 달러/아시아 환율들도 일제히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이미 개장 전부터 환율의 급락이 예상되면서 당국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나마 장 막판 환율이 1090원선에 턱걸이 하는데 당국이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워낙 달러 약세 분위기가 강했다"면서 "장 초반부터 개입 경계감이 짙어 숏으로 밀기 보다는 개입에 기댄 롱 포지션들이 쌓였고 이게 막판 스탑으로 이어지면서 환율이 더 밀린 요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 "막판에는 비드-오퍼 호가도 뒤집히고 그랬던 걸 보면 당국이 종가 관리를 위해 나선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는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0.23% 하락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 소극적인 외환당국, 시장 시선은 더 아래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당국 경계감이 장중 짙게 형성됐다.
환율이 개장과 함께 10원 넘게 급락한 데다 연중 저점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은 장중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뒤 막판 종가 관리 정도로만 시장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장 후반 시장의 롱 포지션 정리 물량을 이끌어내면서 환율이 1090원 아래로까지 떨어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이러한 당국의 스탠스를 감안해 환율의 눈높이를 더 낮추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생각보다 많이 빠졌다. 연저점이 깨졌는 데도 당국쪽에서 특별한 반응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아래쪽을 더 열어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본격적인 추석 네고 물량 가능성도 있고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어 환율이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당국이 언제쯤 적극적으로 나올지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추가 하락 시도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차트상으로도 딱히 지지 레벨이라고 볼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 시가 1093.5 고가 1096.3 저가 1089.7 종가 1090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72억48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5억9700만 달러
▶ 8일자 매매기준율 : 1093.2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870억원 순매수
(이경호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