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월11일 (로이터) - 환율이 국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 영향을 받으며 11일 크게 올랐다.
이날 환율은 장중 한 때 1170원 근방까지 치솟았다가 상승폭을 일부 내주고 전일 대비 14.20원 오른 1164.80원에 마감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6일의 1165.6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충격에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미국 달러화가 강세 모멘텀을 재개하면서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렸다.
달러화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영향 등에 랠리를 펼쳤다. 달러/엔이 106엔대로 올랐고 싱가포르달러나 중국 위안화 환율도 일제히 올랐다.
달러/원 환율은 이미 간밤 역외 거래에서 1170원 부근까지 올랐다가 당국의 매도 개입 추정속에 1160원대 초반 레벨로 물러난 채 이날 서울 거래를 맞이했다.
개장가로 1162.70원, 전일 대비 12.10원 급등한 수준을 기록한 환율은 오전중 1169.30원까지 오르면서 직전일 대비로 상승폭이 2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후 환율은 달러화가 상승폭을 일부 내주는 분위기속에 역시 동반 반락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추정되기도 했고 수출 업체들의 물량도 제법 출회된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은 1160원선으로 반락했다가 장 막판 다시 상승폭을 늘리며 1164.80원에 최종 거래됐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당국이 개입을 강하게 한 것 같지는 않고 1170원 부근에서만 막아준 것 같다"면서 "이후로는 달러/엔도 좀 밀리고 하면서 차익 실현 물량이 나왔는데 역외 중심의 비드가 꾸준했다. 분위기는 계속 위쪽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전일의 회복세를 뒤로 하고 0.9% 하락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천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예상됐던 결과였고 달러/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국내외 상승 압력
어제 주춤하는 듯 했던 환율의 급등세가 하루만에 재개됐다. 예상 밖의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이후 달러/원 환율을 둘러싼 여건들이 급변하면서 달러/원 환율에 강한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의 추가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미국 달러화 강세를 자극하고 있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관건인 가운데 CDS 프리미엄 상승, 국내 정치 불안 요인까지 환율의 상승 압력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오늘 국내 증시에서 4천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도 우려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트럼프 당선 이후 시나리오와는 달리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달러화도 예상 외로 강세로 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달러/원 환율도 당국이 있다고는 하지만 위쪽 방향을 계속 유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오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현선물을 모두 많이 팔았다. 국내 사정도 그렇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면서 당분간 고점과 저점이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시가 1162.7 고가 1169.3 저가 1160 종가 1164.8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90억39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3억1500만 달러
▶ 14일자 매매기준율 : 1164.4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4497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박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