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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뭉칫돈 어쩌나…저축은행도 '쥐꼬리 이자' 대열 합류[이슈+]

입력: 2020- 03- 09- 오후 07:55
© Reuters.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부 저축은행들이 예·적금(수신) 상품의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저축은행으로 몰렸지만, 이제 저축은행에서조차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이날부터 OK정기예금, OK안심정기예금, 중도해지OK정기예금 등 수신상품 3종의 금리를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OK정기예금(1년)의 금리는 연 1.9%에서 연 1.8%로, OK안심정기예금(3년)은 연 2.0%에서 연 1.9%로, 중도해지OK정기예금(3년)은 연 1.6%에서 연 1.5%로 변경된다.

OK저축은행은 다음 주에도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OK대박통장, OK기업자유예금, 직장인통장(신), 직장인통장(구) 상품의 금리를 오는 16일부터 연 0.1%포인트~연1.5%포인트 내린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다음 달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T저축은행은 이날부터 JT점프업 저축예금의 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연 1.80%로 0.20%포인트 인하했다. 변경일 이전에 가입한 계좌도 변경일부터 변경 후 이율이 적용된다.

JT점프업 저축예금은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하루만 맡겨도 업계 최고 수준인 연 2.1%의 기본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 입출금 예금상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이후 약 6개월 만에 연 2.1%였던 기본 금리는 연 1.80%로 내려앉았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JT점프업 저축예금의 금리가 일반적인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었다"며 "예상보다 유입되는 예금의 양이 많아 금리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규제에 대비해 예금을 많이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난해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를 크게 인하하지 않았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정기예금에 많은 투자자가 몰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예대율에 여유가 생기면서 수신금리를 높여 자금을 확보할 요인이 줄어든 것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운용 대상에 저축은행 예·적금도 포함할 수 있도록 감독규정이 개정됐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앞으로도 저축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는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내달 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업계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연 1.00%로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Fed는 지난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포인트 내리는 긴급 처방을 내렸다. 이에 한은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결국 시간문제로 판단하며 4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며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낮췄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증액한 것을 보면 경기대응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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