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2월05일 (로이터) - 국제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4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발생, 경찰과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날 약 5만명의 그리스 시위대는 정부의 긴축 정책 폐지를 주장하면서 아테네에서 평화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정부의 긴축 정책은 여당인 좌파 시리자당의 공약을 뒤집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공공보건 근로자들은 검은색 풍선을 들고 행진했고, 연금 개혁에 따라 연금 수령 연령이 늦춰지는 것을 비난하면서 "67세 은퇴라니!"라는 비난 문구가 쓰인 대형 깃발을 흔들었다.
그리스는 작년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서 저소득층의 연금을 삭감하고 세금을 올려야 한다. 또 2년간 재정지출을 130억유로 감축한다.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0.25∼0.5%, 올해 GDP의 1%에 해당하는 연금 삭감에 나선다.
또 사회연대보조제도(EKAS)에 따라 저소득 노령자에게 지급하던 추가 연금을 2019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소득 상위 20%의 연금은 가장 먼저 올해 3월부터 폐지한다. 더불어 2022년까지 법정 은퇴연령을 67세로 높일 계획이다.
주류 시위대에서 벗어난 검은색 복장을 한 젊은이들은 저지하는 경찰들에 맞서 돌을 던졌고, 경찰들은 최루탄을 쏘면서 대응했다.
이와 같은 대중들의 개혁 반발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작 3석 차이로 의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그는 국제 채권단을 달래기 위해서 개혁을 추진할 경우 국민들의 분노를 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날 시위는 작년 1월 치프라스 총리가 다년간 이어진 긴축 조치를 없애겠다고 공약하면서 총리직에 오른 후 두 번째 일어난 전국적 시위다. (르네 말테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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